정세연 ‘식치합시다 한의원’ 원장 근육을 키우려면 단백질부터 챙겨야 한다는 말을 흔히 듣는다. 운동을 시작하면 닭가슴살과 프로틴 음료부터 찾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근육을 만드는 데 단백질만큼 중요한 요소로 장 건강이 주목받고 있다. 근육은 우리가 먹는 단백질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장 속 환경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최근 네덜란드와 스페인 연구진의 연구 결과도 이를 보여준다. 연구에 따르면 장내 특정 미생물이 풍부한 사람일수록 악력과 하체 근력, 심폐지구력이 우수했다. 동물실험에서도 해당 미생물을 투여한 쥐의 근력이 향상됐다. 그렇다면 장내 미생물은 무엇을 먹고 살아갈까. 답은 채소에 풍부한 식이섬유다. 우리가 소화하지 못한 식이섬유는 장내 미생물의 먹이가 되고, 미생물은 이를 이용해 우리 몸에 필요한 여러 물질을 만들어 낸다. 결국 근육을 위해 단백질만 챙기는 것에 그치기보다 장내 미생물이 건강하게 살아갈 환경을 함께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고기를 먹더라도 채소를 함께 먹는 습관이 필요하다. 필자는 식치에서 채소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 ‘절대채소’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채소는 단순히 비타민과 무기질을 공급하는 식품이 아니라 장내 미생물을 키우는 가장 중요한 먹이이기 때문이다. 최근 유행하는 카니보어(Carnivore·육식동물) 다이어트처럼 고기와 동물성 식품만 먹는 식단은 단기간 체중 감량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단백질 섭취가 늘면서 포만감이 커지고, 빵이나 과자, 단 음료 같은 초가공식품을 자연스럽게 끊게 되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장기간 지속하면 식이섬유가 부족해지고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감소할 수 있다. 특히 변비가 있거나 소화력이 약한 사람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반대로 식물성 단백질에는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함께 들어 있다. 다만 식물성 단백질 파우더는 식이섬유가 거의 제거된 경우가 많아 식품 자체를 먹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장내 미생물은 하루아침에 달라지지 않는다. 채소와 과일, 콩류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꾸준히 먹는 습관이 중요하다. 샐러드만 고집할 필요도 없다. 고기를 먹을 때 상추와 깻잎, 양배추 같은 쌈채소를 함께 곁들이는 것만으로도 식이섬유를 자연스럽게 보충할 수 있고, 장내 미생물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고기를 먹는다면 돼지고기와 마늘의 조합을 추천한다. 돼지고기는 육류 가운데 비타민 B1이 풍부해 탄수화물을 에너지로 바꾸는 데 도움을...
근육 키우려면 단백질보다 채소 먼저[정세연의 음식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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