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준금리 인하를 위해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으로 케빈 워시를 선택했지만, 월가에서는 오히려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5년물 국채금리와 30년물 국채 금리차는 약 0.81% 포인트까지 축소됐다. 이는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은 시장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기 시작하면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더 빠르게 상승한 영향이다. 채권 시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이 워시 신임 의장에 먹히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워시 의장이 Fed 수장에 오른 시점의 경제 환경은 녹록지 않다.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하고 있고, 장기 국채금리도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월가에서는 Fed의 다음 조치가 금리 인하가 아니라 금리 인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상황을 뒤흔든 가장 큰 변수는 이란 전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워시 의장이 Fed를 이끌도록 지명한 지 한 달 만에 발발한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고, 이는 다시 미국 내 물가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투자 붐도 변수다. 당초 AI 혁신이 생산성을 끌어올려 물가를 안정시킬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가에서는 단순히 이란 전쟁 때문만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미국 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물 가능성도 거론된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금리가 훨씬 더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와 바클레이즈 등 주요 기관들도 AI 투자 붐, 막대한 재정적자, 국방비 증가 등이 장기 금리를 지속해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역시 최근 워시 체제의 Fed가 금리를 인상할 경우 이를 용인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둘 것”이라고 답했다. 이 발언 이후 채권시장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더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BNP파리바의 제임스 에겔호프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이전까지는 백악관이 금리 인상에 강하게 반대할 것이란 인식이 있었지만, 트럼프의 발언 이후 시장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다시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워시 의장의 독립성이 여전히 제한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스티브 잉글랜더는 “워시 의장의 독립성이 완전히 보장됐다면 우리는 2026~2027년 금리 인상을 전망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금리가 2027년까지 동결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망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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