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철 "'지옥2'→'파과' 연기, 피폐 NO…들끓는 에너지 방출"[인터뷰]③

"결핍많은 캐릭터, 오히려 연기할 때 재밌어"
"정진수 에너지 남아있으니 비슷한 것 더 하고 싶더라"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김성철이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2’ 정진수부터 ‘노 웨이 아웃: 더 룰렛’의 성준우, 최근 개봉한 영화 ‘파과’(감독 민규동)의 킬러 투우까지. 감정 소모가 적지 않은 강렬한 캐릭터들로 연달아 대중을 만나게 된 이유와 함께 결핍이 많은 캐릭터들을 연기하며 느끼는 쾌감 등을 털어놨다.

배우 김성철은 영화 ‘파과’(감독 민규동)의 개봉을 앞두고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파과’는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처리하는 조직에서 40여 년간 활동한 레전드 킬러 ‘조각’(이혜영 분)과 평생 그를 쫓은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김성철 분)의 강렬한 대결을 그린 액션 드라마다. 구병모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로 각색했다. ‘허스토리 ’, ‘내 아내의 모든 것’,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장르의 연금술사 민규동 감독이 연출한 신작이다. 특히 레전드 킬러 ‘조각’으로 분한 이혜영과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로 변신한 김성철이 섬세한 감정과 강렬한 액션을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김성철은 ‘파과’에서 손실장(김강우 분)의 영입으로 신성방역에 새롭게 영입된 에이스 킬러 ‘투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투우는 신성방역에 들어선 처음부터 조각을 주목한다. 조각은 그를 동료로 인정조차 하지 않지만, 투우는 끈질기게 조각의 발자취를 추적한다. 또 강선생(연우진 분)의 목숨을 빌미로 집요히 조각의 신경까지 긁어놓는다.

김성철은 지난해 공개된 시리즈 ‘지옥2’의 정진수 의장을 비롯해 U+모바일TV 오리지널 ‘노 웨이 아웃: 더 룰렛’ 성준우 목사, 그리고 이제 막 개봉한 ‘파과’의 투우까지. 감정선이 위태롭고 트라우마나 결핍을 바탕으로 광기를 분출하는 강렬한 캐릭터들로 최근 1년새 연달아 대중을 만났다.

김성철은 통상적으로 여겨지는 ‘정상’의 범위를 벗어나 광기를 드러내는 캐릭터에 특별히 끌리는 지점이 있는 것인지 묻는 질문에 “그러고 보니 이 세 작품들 전부가 거의 1년 새 찍었던 작품들”이라며 “아무래도 ‘지옥’ 때 했던 정진수 캐릭터가 내 안에 남아있으니 ‘그런 에너지가 남아있을 때 비슷한 역할을 또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노웨이 아웃’을 하게 된 거고 또 그 사이 ‘파과’도 출연 결정을 했다. 세 작품 보두 어딘가 결이 비슷한 것 같더라”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물론 세 캐릭터 각각의 다른 점들도 많다. 다만 지금 이 시기 내가 만날 수 있는 캐릭터를 남은 에너지를 바탕으로 좀 더 이 템포로 가져갈 수 있다면 출연했을 때 꽤 괜찮은 캐릭터들이 나올 수 있을 거 같단 생각에 그런 결정을 한 듯하다”라며 “다만 이제는 이런 딥한 캐릭터들을 많이 해봤으니 좀 더 선하고 러블리한 캐릭터로 내년에 할 수 있을지 찾아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런 캐릭터들을 연기하며 정신적으로 피폐해지지는 않는지 묻자 김성철은 “그런 건 전혀 없다”라며 “그런 캐릭터들은 결핍이 너무 세서 오히려 연기할 때 너무 재밌다. 표현할 수 있는 에너지값 자체가 높기 때문”이라는 의외의 답을 내놨다.

이어 “내가 이 일을 하는 게 가장 좋은 이유는 나의 이 들끓는 에너지를 방출할 수 있어서다”라며 “그래서 무대도 사랑한다. 이런 캐릭터들은 사실 영화나 드라마 안에서 많이 만날 수 없는 캐릭터라 만날 수 있을 때 빨리 만나야 한다. 그렇게 에너지를 방출하며 나 역시 건강해진다”고 덧붙였다.

한편 ‘파과’는 지난 30일 개봉해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