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태 기자의 책에 대한 책] "난 폭약 전문가다 … 전쟁·파괴에 쓰일 뭔가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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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태 기자의 책에 대한 책] "난 폭약 전문가다 … 전쟁·파괴에 쓰일 뭔가를 만든다"

업데이트 : 2026.06.26 17:08 닫기

한 권의 책이 '성벽'을 무너뜨리리라고 믿은 미셸 푸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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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푸코가 1961년 '광기의 역사'를 출간하자 르몽드는 젊은 철학자이자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를 인터뷰했다. 박사 학위 논문을 책으로 만든 것에 비하면 상당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푸코는 철학자나 사상가로 자신을 포장하려 들지 않았고, 특히 '작가'란 표현을 좋아하지도 않았다. 그는 자신을 이렇게 정의했다. "저는 폭약 전문가입니다. 궁극적으로 포위 공격이나 전쟁, 파괴에 쓰일 수 있는 무언가를 제조합니다."

신간 '미셸 푸코의 말'은 푸코와의 대담을 실은 책이다. 푸코의 사상적 기반을 설명하면서 동시에 작가 혹은 책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담았다. 푸코는 왜 자신을 저렇게 거칠게 정의했던 걸까. 푸코는 이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저는 파괴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돌파하고, 전진하고, 성벽을 무너뜨릴 수 있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 책('광기의 역사')을 진정으로 물질적인 일종의 폭풍 같은 것으로 구상했고, 지금도 그런 꿈을 꾸고 있습니다."

푸코는 1950년대 중반 정신병리학을 공부했다. 그 덕분에 생트안 병원을 학생 신분으로 2년간 돌아다닐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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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그는 심리검사를 하는 환자들과 그들을 정기적으로 회진하는 의료진을 함께 관찰했다. 그건 '광인과 권력의 관계'라고 그는 느꼈고, 그 결과물이 책 '광기의 역사'였다. "광기가 배제와 치료의 대상이 된 건 근대 서구사회부터였다. 권력은 자신을 세우기 위해 광인을 타자화했다"는 이 책의 결론은 이렇게 등장했다. 푸코는 자신의 책이 '폭약'이 될 줄 예감했을까.

그래서인지 그는 자신의 책을 '지뢰 혹은 폭발물 꾸러미'라고 표현한다. 글쓰기는 이러한 지적 파괴를 위한 수단이지, 글쓰기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고도 봤다. 그는 자신의 책을 '연장통'에 비유한다.

"사람들이 기꺼이 그것들(자신의 책들)을 열고서 이런저런 문장, 이런저런 아이디어, 이런저런 분석을 마치 나사 돌리개나 볼트 조이개처럼 이용해서 권력 체계들, 심지어 제 책들을 산출한 체계들까지도 합선시키고 무력화하고 망가뜨린다면 그야말로 좋은 일이겠죠. 제 꿈은 폭탄처럼 강력하면서도 폭죽처럼 아름다운 폭발물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그와 대담을 나눈 인터뷰이 로제폴 드루아는 푸코에 대해 이렇게 평가한다. 그는 마치 도처에 '비밀 서랍'을 숨겨둔 인물 같다고, 그건 그가 자유롭게 존재하는 방식처럼 보인다고. 이어 그는 푸코를 오디세우스에 비유하기도 한다. 오디세우스는 방랑자이자 조롱꾼인데, 그는 자신의 흔적을 늘림으로써 결코 잡히지 않는 존재가 됐다. 이로써 그는 언제나 자유로웠다.

"미셸 푸코 역시 그렇다. 그는 영악한 사상가이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해체하고, 잠복 중인 그림자를 증식시킨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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