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 내 식당이 김치를 일본 음식으로 오인하게 만드는 메뉴 설명을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최근 누리꾼 제보로 반 고흐 미술관 식당 '비스트로 빈센트'가 김치 샌드위치를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메뉴판 도입부의 식당 소개 안내문이다. 식당 측은 "고흐의 예술 세계에 영향을 준 네덜란드, 프랑스, 일본에서 영감을 받았다"며 "최고급 네덜란드산 식재료를 사용해 정통 프랑스 요리에 일본풍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논란이 된 메뉴는 '매콤한 카키(감) 후무스를 곁들인 김치 샌드위치'다. 사워도우 빵 위에 감으로 만든 후무스와 김치, 구운 고구마를 올린 오픈 샌드위치 형태의 비건 메뉴로, 14.5유로(약 2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서 교수는 "식당 측이 김치를 일본 음식으로 오인해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관광객들에게 김치가 일본 음식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반드시 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흐는 생전 일본 채색 목판화인 우키요에에 매료돼 수백 점의 작품을 수집했다.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내 모든 작품은 일본 미술에 기초한다"고 말할 정도로 아시아 문화에 애정을 보였다.
식당 측은 고흐의 예술적 영감을 기리고자 아시아 대표 식품인 김치를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치의 기원을 한국으로 명시하지 않고 일본풍이라고 언급해 오해 소지를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현지 방문객들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이 식당 구글 리뷰에 한 한국인은 "한국인에게 김치는 문화적 정체성의 핵심"이라며 "역사적 배경을 고려할 때 이러한 잘못된 설명은 매우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식당 측은 한국인의 항의에 "내부적으로 개선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답글을 남겼지만, 아직 메뉴판은 수정되지 않은 상태다.
서 교수는 과거 독일 마트 알디가 김치를 일본 음식으로 소개하거나, 스페인 업체가 김치 소스 병에 기모노 입은 여성을 그린 사례를 언급하며 "유럽 곳곳에서 잘못 소개되는 김치를 올바르게 시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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