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항서 깐짜나부리 감독이 1일(한국시간) 태국 파타야 농프루 스타디움에서 열린 파타야 유나이티드와 원정경기를 마친 뒤 자신을 향해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관중에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출처|X 영상 캡처
[스포츠동아 백현기 기자] 태국 프로축구 깐짜나부리 파워 FC를 이끄는 박항서 감독(69)이 상대 관중으로부터 인종차별적 조롱을 당했다.
태국 카오솟, 베트남 뚜오이쩨 등 동남아 매체는 2일(한국시간) “박 감독이 1일 태국 파타야 농프루 스타디움서 열린 파타야 유나이티드와 2026~2027시즌 태국 리그2(2부) 9라운드 원정 경기서 2-2로 비긴 뒤 한 관중으로부터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다”고 보도했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에는 파타야 팬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경기 후 라커룸으로 향하던 박 감독에게 욕설을 섞어 ‘김치맨’이라고 반복해서 외치는 모습이 담겼다.
박 감독도 강하게 맞섰다. 처음에는 손가락을 입에 대고 조용히 하라는 동작을 취했지만 조롱이 계속되자 주먹을 휘두르는 시늉을 하며 “아래로 내려와 보라”고 소리쳤다. 해당 관중은 깐짜나부리의 마다가스카르 출신 미드필더 존 바지오에게도 “키가 작다”며 비하했다. 양 팀 관계자들이 상황을 제지하면서 물리적 충돌로 번지지는 않았다.
깐짜나부리 구단은 경기 후 성명을 내고 해당 관중의 행동을 규탄했다. 구단은 “우리는 인종, 피부색, 민족 등에 따른 모든 형태의 차별에 맞서겠다”며 “축구는 전 세계 사람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스포츠다. 출신과 피부색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은 존엄한 가치를 지니며 동등한 존중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오랜 기간 동남아시아 축구계에 몸담고 있다. 2017년 10월 베트남 축구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그는 2018년 9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4강, 같은 해 12월 동남아시아축구선수권 우승, 베트남의 사상 첫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진출 등을 이끌었다. 2023년 1월까지 베트남 대표팀을 지휘하며 현지에서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이후 한동안 지도자 활동을 하지 않다가 올해 5월 태국 깐짜나부리 지휘봉을 잡으며 현장에 복귀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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