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칼럼]대한민국에 희망의 길은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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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後 정치 퇴락, 국가 질서 근간 흔들
모두의 책임이지만 주범은 정치인-공직자
이해에 따라 거짓이 진실, 진실이 거짓 돼
“공존사회는 먼 이상향” 착각하지 말아야

김형석 객원논설위원·연세대 명예교수

김형석 객원논설위원·연세대 명예교수
우리는 대한민국 출범 이후 1987년 민주화까지 40년 동안 6·25전쟁을 치르면서도 법치국가 건설의 위업을 달성했다. 자유당 독재정권을 배제했고, 군사정권 기간에는 유례없는 경제 성장을 이뤄냈다. 이를 통해 공산정치와 후진국들이 겪는 과정을 극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30년 동안 일곱 번에 걸친 정권을 지나면서 오히려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은 부끄러운 역사를 남겼다. 정치의 방향과 목표를 상실했을 정도이고, 정신적 질서의 파괴와 사회악은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

누구의 잘못인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그러나 그 주된 책임은 역시 경제계보다 정치인들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낮은 인격과 식견의 지도자들은 그 수준까지의 책임만 감당했을 뿐이다. 또한 정치인들보다 수준 높은 공직자나 사회 지도층 인사들까지도 정신적으로 후퇴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지금의 혼란과 무질서, 방향 상실과 정치 질서 파괴는 전례가 없을 정도다. 두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현재 여야 책임자들의 발언과 행적을 보는 국민은 권력국가로의 회귀를 걱정할 정도다. 사법계를 비롯한 공직자들의 자세와 정치적 퇴락은 국가 위기를 연상케 한다.

이제는 재야의 애국심을 갖춘 국민이 책임을 맡아야 할 단계에 이르렀다. 무엇을 버려야 하는가. 무엇이 국가와 국민의 정신적 질서와 가치를 이렇게 만들었는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이기주의를 배격해야 한다. 이기주의자는 가정과 직장에서도 버림받게 돼 있다. 사회 각계에서도 배제돼야 한다. 이기주의자들이 집단 공동체를 이루면 그 사회는 분열과 파국을 맞는다. 정당은 물론 종교계까지도 집단 이기주의의 온상이 됐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다. 대통령을 비롯한 지도층에서 자기 중심적 태도와 이해관계, 인격의 결함을 극복하지 못한 모든 이기주의자는 버림받아야 한다. 나 자신과 우리 정권을 국가와 국민보다 먼저 앞세우는 사람은 용납할 수 없다. 노동조합을 비롯한 모든 사회단체도 마찬가지다.

권력과 이해관계에 따라 거짓을 진실로 조작하거나 진실을 거짓으로 둔갑시키는 집단과 책임자들은 발붙일 곳이 없도록 경계해야 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이권과 권력 남용을 정당화시키는 사람과 그에 동참하는 국민은 공직자가 돼서는 안 된다.

민주국가는 정의사회를 책임져야 한다. 무엇이 정의인가. 모든 불의와 권력을 억제하고 자유와 평화를 위하는 사명이다. 나와 우리가 하는 일은 정의가 되고, 이를 상대방이 했을 때는 불의라고 하는 사고는 악 중의 악이다. 정의의 마지막 목표는 자유와 인간애의 권위를 회복하는 것이다. 인권은 언제 어디서도 목적이지 수단이 돼선 안 된다. 정치나 경제가 인간적 삶의 목적이 될 수 없음과 마찬가지다.

자유민주사회에서는 모든 폭력과 투쟁, 전쟁은 용서받을 수 없는 죄악이다. 언어의 폭력은 물론, 편 가르기와 적개심을 고취시키는 개인은 공동체의 규범을 파괴한다. 우리 정치계에서는 대화와 협력을 찾아보기 힘들다. 지금 감행되고 있는 정권이 사법권까지 독차지하려는 사고, 지도자의 범죄까지 정당화하려는 행위는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모든 인권 유린도 그렇다. 지금 우리는 유엔과 세계 지성인들이 북한 국민의 인권 유린을 우려하는 것만큼의 의지도 갖지 못하고 있다. 통일부 공직자들은 업적을 보이기 위한 수단으로 언행을 해서는 안 된다. 지금 세계는 좌와 우의 대립을 버린 지 오래다. 보수와 진보는 같은 국가 안에 공존해야 한다. 이는 공산국가를 제외한 모든 선진국의 현상이다. 우리에게 과제는 역사의 보편적 가치와 정신적 가치가 구현되는 질서사회로 진출하는 것이다. 그 해답과 길은 이미 주어져 있다. 인류가 공존하는 열린 사회에서 최대다수의 행복과 가치를 국민과 인류가 누릴 수 있는 공동체를 육성하는 사명에 동참하는 것이다.

그런 사회를 위한 희망은 곧 진실과 정의를 포함한 자유, 그리고 인권 향상의 가치를 공유하는 인간애의 길이다. 먼 곳에 있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이는 3000년 동안 누려 온 세계사의 정도(正道)다. 이성과 양심을 갖춘 사람은 누구나 동참해 온 과정이다. 휴머니즘(인도주의)은 어느 시대, 누구에게나 있었다. 정권이나 경제적 가치가 그 성스러운 영역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인류와 역사가 입증해 준 희망적 사명이다.

김형석 객원논설위원·연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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