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선진국 클럽 가입 30년의 성취를 자축하고만 있기엔 한국이 마주한 현실은 너무도 무겁다.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고, 삶의 만족도는 여전히 최하위권이다. 갈수록 심해지는 양극화와 일자리 가뭄에 나라의 미래인 청년들은 꿈을 잃고 있다. 특히 눈부셨던 압축 성장의 엔진이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는 점이 뼈아프다. 2014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 3만 달러 시대를 열었지만 이후 12년째 덫에 걸린 듯 거의 제자리걸음이다. 평균 5, 6년 만에 4만 달러 문턱을 넘었던 OECD 주요국들과는 대조적이다.
저출산·고령화의 늪에 빠져 활력을 잃은 한국 경제는 조로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5% 수준이었던 잠재성장률은 1%대 중후반까지 떨어졌다. 과거의 추격형 산업 모델은 이미 수명을 다했지만, 이를 대체할 초격차 기술과 신산업 육성은 지지부진하다. 수출도, 증시도 반도체 하나에만 의존하는 아슬아슬한 외줄타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직된 노동시장과 과도한 규제는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혁신을 위한 투자도 위축시키고 있다. 최근 중동 사태라는 복병까지 만나면서 자칫하다간 전진은커녕 후퇴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진 상태다.
OECD 가입으로 선진국의 문을 두드린 한국은 곧바로 외환위기라는 태풍을 만났지만 구조개혁과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중진국 함정에서 성공적으로 벗어났다. 세계은행이 ‘슈퍼스타’로 불렀을 정도다. 하지만 이후 구조개혁과 산업 구조조정이 지연되면서 다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이젠 성장과 혁신을 가로막는 낡은 엔진을 과감하게 갈아 끼워야 할 때다. 정부는 지난해 천명한 규제·금융·공공·연금·교육·노동 등 6대 핵심 분야의 구조개혁 속도를 높여야 한다. ‘무늬만 선진국’이 아닌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터닝포인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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