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통계'로 근로자 추정제 밀어붙이는 고용노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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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4.01 15:50 수정2026.04.01 15:51

'깜깜이 통계'로 근로자 추정제 밀어붙이는 고용노동부

사진=연합뉴스

고용노동부가 실질적인 근로자임에도 사업소득자 계약을 맺는 이른바 '가짜 3.3'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근로자 추정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나, 정작 정책의 기초가 되는 핵심 통계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고용노동부가 김위상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근로자 추정제 적용 규모에 대해 "현재 공식 통계상 정확한 규모를 추산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형식상 비임금근로자 가운데 실제 근로자로 볼 수 있는 집단의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통계 자체가 없다는 의미다.

현재 활용할 수 있는 수치는 제한적이다. 산재보험 적용 노무제공자는 약 140만 명 수준이지만 일부 직종에 국한돼 있다. 비전형 근로자는 약 183만 명으로 집계되지만, 파견·용역·특고 등이 혼재돼 있어 ‘가짜 3.3 계약’ 규모를 별도로 식별하기 어렵다. 비전형 특수형태근로종사자 57만명(25.8월)에 그쳐 통계마다 널뛰기다.

고용노동부는 "플랫폼 종사자와 관련해서는 국가데이터처와 국가승인통계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3월부터 국가승인통계 기준에 부합하는 실태조사 설계를 위한 연구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제도 도입은 대상 집단 규모와 특성, 비용 영향 등을 분석한 뒤 추진되지만, 근로자 추정제는 핵심 지표 없이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현장에서는 적용 범위와 기준을 둘러싼 혼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사용자에게 입증 책임이 전환될 경우 도급·위탁 계약 전반에서 법적 분쟁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근로자 추정제와 관련한 연구용역 내역을 제출해달라"는 김 의원의 요구에도 "해당 내역이 없다"고 답변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제도의 취지에 적극 동의하지만 노동시스템의 근간과 입증책임을 뒤집는 제도라는 점에서 정확한 실태 파악을 통한 촘촘한 설계가 꼭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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