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 중 사고로 창문 파손
승객 머리·어깨 빠져나가
옆자리 아내 가까스로 잡아
다른 승객 도움받아 끌어당겨
“같이 죽더라도 놓지 않겠다.”
비행 중인 여객기의 창문이 갑작스러운 폭음과 함께 떨어져 나가자, 한 남성 승객의 머리와 어깨가 순식간에 기체 밖으로 빨려 나갔다. 옆에 있던 아내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남편의 다리를 붙잡았고, 다른 승객들과 함께 약 2분간 사투를 벌인 끝에 가까스로 객실 안으로 끌어당겼다. 그리스를 출발해 독일로 향하던 라이언에어 여객기에서 벌어진 아찔한 사고다.
14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스베틀라나 그르코비치는 지난 11일 그리스 테살로니키에서 독일 메밍겐으로 향하던 라이언에어 항공편에서 남편 류비샤 카로비치가 창문 밖으로 빨려 나가는 사고를 가까스로 막았다.
그녀는 BBC 세르비아와의 인터뷰에서 “창문이 떨어져 나가자 곧바로 남편 다리를 붙잡았다”며 “다른 승객 두 명이 함께 도와 약 2분 만에 남편을 객실 안으로 끌어당겼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의 얼굴은 심하게 변형됐고 코와 입에서는 피가 쏟아졌다”며 “그 순간에는 ‘죽는다면 함께 죽는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사고 당시 남편은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승객들도 안전벨트 덕분에 몸 전체가 기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르코비치는 그리스 공영방송 ERT와의 인터뷰에서 엔진 일부가 파손돼 파편이 창문을 강타했고, 이후 객실이 급격히 감압된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객실 안에서는 폭발음과 비슷한 큰 소리가 들렸으며, 승객들은 순식간에 공기가 빠져나가며 극심한 압박감을 느꼈다고 증언했다.
피해자 가족이 선임한 기술 자문가는 오른쪽 엔진 고장으로 발생한 파편이 창문을 깨뜨리면서 사고가 시작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이는 조사당국이 공식 확인한 내용은 아니다.
사고 직후 기내는 아수라장이 됐다. 한 승객은 “감압이 시작되자 비명이 터져 나왔고 순간 비상문이 열린 줄 알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승객은 “비행기가 추락하는 줄 알았다”며 “숨쉬기조차 어려웠고 부상자는 피를 흘리다 여러 차례 의식을 잃었다”고 전했다.
카로비치는 현재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아내는 “손을 크게 다쳤고 화상도 입었으며 충격으로 사고 당시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비행기 이야기만 들어도 몸을 떨고 있다”며 “나 역시 엘리베이터만 타도 숨이 막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정신적 충격이 크다. 앞으로 다시 비행기를 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항공기 추적 자료에 따르면 사고기는 이륙 약 10분 뒤 약 2700m(9000피트)를 급강하한 뒤 회항했다.
라이언에어는 성명을 통해 “테살로니키에서 메밍겐으로 향하던 항공편이 이륙 직후 객실 창문이 이탈하는 문제가 발생해 즉시 회항했다”며 “항공기는 정상적으로 착륙했고, 승객 1명이 공항에서 의료 지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사고기는 운항한 지 약 18년 된 보잉 737-800 기종으로, 라이언에어 자회사인 몰타에어가 운항했다. 사고는 북마케도니아 영공에서 발생했으며, 그리스 항공·철도안전조사당국이 원인 규명에 나섰다. 미국 보잉과 미국 연방항공청(FAA), 유럽항공안전청(EASA) 등도 국제 공조를 통해 조사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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