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복싱 세계 챔피언 출신 홍수환이 아내인 가수 고(故) 옥희를 떠나보내는 심경을 밝혔다.
24일 오전 10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는 대한가수협회장 주관으로 고 옥희의 영결식이 진행됐다. 영결식은 평소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고인의 뜻을 존중해 예배 형식으로 치러졌다.
이날 추도사를 맡은 홍수환은 영결식에 모인 이들을 바라보며 “내가 이렇게 훌륭한 가수랑 살았나? 30년을 같이 살아도 더 멋진 모습을 보게 된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여러분들이 생각할 때 굉장히 재미있는 옥희죠? 그런데 나한테는 말이 참 없는 여자였다. 남의 일에는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식구들에게는 하루 종일 말 한 마디 없을 때가 많았다. 같이 살아봐야 안다니까”라고 말해 분위기를 풀었다.
홍수환은 “눈물도 많이 나왔는데, 저는 이렇게 생각했다. 아내가 하나님 앞으로 가서 ‘내 히트곡이 뭐냐’고 물으시면 ‘이웃사촌입니다’라고 대답할거다. 저는 천국으로 갔다고 믿는다. 이렇게 많이 모여 주셔서 같이 살던 사람으로서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죽지 않습니다. 모든 것은 기한이 있으니까, 그냥 사라졌을 뿐이다. 여러분 다시 한 번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라고 재차 인사를 전했다.
옥희는 지난 20일 경기도 수원의 한 호스피스 병동에서 73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고인은 2년 전 신장암 진단을 받고 투병 생활을 이어왔으나, 끝내 병마를 이기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1953년 부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1974년 미국에서 걸그룹 서울시스터즈로 활동했으며, 같은 해 한국에서 ‘나는 몰라요’로 정식 데뷔했다. 이후 1977년까지 방송 3사의 가수왕을 휩쓸었고 ‘눈으로 말해요’, ‘이웃사촌’ 등 다수의 히트곡을 발표하며 한 시대를 풍미했다.
남편인 홍수환과의 러브스토리로도 관심을 받았다. 옥희는 1977년 프로복싱 세계챔피언을 지낸 홍수환과 결혼 후 1년 만에 이혼했지만, 1995년 재결합해 화제를 모았다. 두 사람은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옥희는 한 방송에서 재결합 이유에 대해 “장미화 언니가 형부와 이혼한 후에도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잘 지내더라. 장미화 언니가 ‘애가 있으니까 이렇게 된다’고 하더라. 나도 우리 딸을 위해서 아빠를 만나게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옥희와 홍수환은 2000년 함께 음반을 발표하고 자선음악회 무대에 오르는 등 변함없는 부부애를 보여줬다. 특히 홍수환은 최근까지 투병 중인 아내 곁을 지키며 간호에 힘쓴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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