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동일 상금' 멀었던 골프… LPGA 상금 증액 이어져 희망 만들어 [강혜원의 골프플래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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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동일 상금' 멀었던 골프… LPGA 상금 증액 이어져 희망 만들어 [강혜원의 골프플래닛]

스포츠계의 오랜 화두인 '남녀 동일 상금'에서 가장 먼 종목 중 하나가 프로골프다. 지난해 미국남자프로골프(PGA)투어 대회 가운데 총상금이 가장 낮은 대회가 700만달러(약 107억 5000만원), 메이저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들을 위해 마련된 대회는 총상금 400만(약 61억 4320만원)이었다. 반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총상금 200만~300만달러 규모였고 메이저 대회가 800만~1200만달러로 열렸다. 상금 규모가 PGA투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이는 미국 내 LPGA투어와 PGA투어의 인기 차이를 반영한다. LPGA투어는 PGA투어에 비해 현장을 찾는 팬들의 수가 턱없이 적다. 시청률도 좋지 않다. 미국 투어이지만 한국, 일본 등 아시아 국적의 선수들이 리더보드를 장악하며서 미국 팬들의 관심을 끌기 어려운 영향도 적지 않다. 올해 첫 메이저 대회인 셰브론 챔피언십는 현장에 갤러리가 너무 적어 안타까울 정도였다.

그런데 올해부터 반가운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아람코 챔피언십이 총상금 400만달러 벽을 허물기 시작해 이어진 JM이글 LA 챔피언십은 대회 기간 중 타이틀스폰서인 JM이글의 월터 왕 최고경영책임자(CEO)가 총 상금에서 100만달러(약 15억 3500만원)을 깜짝 증액해 475만달러(약 72억 7500만원)으로 키우겠다고 발표했다.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이 가장 큰 수혜자가 됐다. 김세영과 임진희가 연장 끝에 준우승을 거뒀고 윤이나, 유해란까지 톱10에 들었다.

이후 11개 대회가 총 상금을 늘리고 있다. 메이저 대회인 셰브론 챔피언십,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AIG 여자 오픈, US여자오픈이 줄줄이 총상금을 올렸다. 내셔널 타이틀인 US여자오픈에서 넬리 코다가 우승을 확정하자 현장 미국 미디어 관계자들이 무척 기뻐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모습도 보였다.

넬리 코다가 26일(현지시간)미국 미네소타 헤이즐틴GC에서 열린 KPMG여자PGA챔피언십 2라운드를 마치고 어린이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AFP연합뉴스

넬리 코다가 26일(현지시간)미국 미네소타 헤이즐틴GC에서 열린 KPMG여자PGA챔피언십 2라운드를 마치고 어린이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AFP연합뉴스

상금 증액은 투어의 품질을 끌어올리는 가장 큰 무기가 된다. 운동에 재능이 있는 어린 유망주들이 프로 선수의 꿈을 키우면서 인재 풀이 커진다. 여기에 상금이 커지면 선수가 코치, 멘털 트레이너, 데이터 분석가 등 전담 팀을 꾸릴 수 있는 자본이 된다. 투어 전체의 경기력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팬들에게 더 수준높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다. 후원 기업에게는 여성 투어의 상금을 키우는 것 자체로 브랜드에 성 평등과 다양성이라는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지난 25일(한국시간) 시작된 메이저대회 KPMG여자PGA챔피언십의 파격적인 상금 증액은 그래서 더 반갑다. 대화를 공동 주관하는 미국프로골퍼협회(PGA 오브 아메리카)와 KPMG는 이번 대회 총상금을 지난해 1200만 달러(약 184억 6000만 원)에서 100만 달러(약15억 3000만 원) 늘린 1300만 달러(약 200억 원)로 책정했다. KPMG와 PGA는 9년 연속 대회 상금을 증액했고, 특히 2022년 총상금을 기존 두배 수준인 900만달러로 늘리며 여자 골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윤이나가 26일(현지시간)미국 미네소타 헤이즐틴GC에서 열린 KPMG여자PGA챔피언십 2라운드 18번홀 퍼트를 마치고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윤이나가 26일(현지시간)미국 미네소타 헤이즐틴GC에서 열린 KPMG여자PGA챔피언십 2라운드 18번홀 퍼트를 마치고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올해 첫 상금 인상을 시작한 왕CEO는 말했다. "때때로 작은 리드가 큰 차이를 만들기도 한다. 우리가 열심히 일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을 위해 조금 더 좋은 일을 하기 위해서다." 스폰서들의 지원이 전 세계 여자 골프의 성장을 이끄는 귀한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

강혜원 KLPGA 프로

외교안보, 부동산, IT부를 거쳐 골프팀장으로서 투어 현장과 골프산업을 취재하고 기사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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