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5대銀 가계대출 급증
1분기에는 전년比 줄었지만
빚투에 신용대출 확 늘어나며
5·6월 각각 4조 가까이 늘어
은행권, 일제히 대출조이기
갈수록 대출받기 어려울 듯
은행의 가계대출이 지난 5월 이후 신용대출 중심으로 폭증하며 하반기 개인들이 대출을 받기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시장 안정 기조에 은행들은 올해 3월까지 전년 대비 대출 잔액을 줄였지만, 4월 이후 주식 시장 활황으로 인한 ‘빚투’ 증가로 신용대출이 크게 늘어난 데다 주택담보대출 수요도 다시 증가했다. 이에 지난 25일까지 5대 은행은 당국으로부터 부여받은 가계대출 증가 한도의 절반을 이미 소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이달 25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정책성 대출 제외)은 647조3131억원으로 집계됐다. 6월 들어 25일 만에 3조6918억원 늘어났다. 전달인 5월에도 가계대출 잔액은 3조6738억원 증가했기에 두 달 만에 가계대출이 5대 은행에서만 7조3656억원 늘어난 셈이 됐다.
5대 은행은 상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올해 가계대출 증가 한도의 절반에 가까운 48.9%를 소진하게 됐다. 금융당국과 협의해 설정한 5대 은행의 올해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는 4조3300억원이다.
반년 동안 50% 정도를 소진한 것은 시간표상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지만, 문제는 증가 속도다. 올 1분기 말 기준으로 보면 5대 은행은 가계대출을 5조8868억원 줄이며 6조원 가까이 잔액이 감소했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치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은행들이 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4월 이후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키운 한 축은 증시로 흘러간 투자 자금이다.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으로 몰리고 있다.
실제로 5대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이달 25일 기준 108조727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코로나19 당시 빚투 광풍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데 이어 이달에도 역시 2조원대 증가세를 보이면서 두 달 연속 급증세를 이어간 것이다.
개인 신용한도대출, 즉 마이너스통장 잔액도 4월 말 39조원대에서 6월 들어 42조원대로 뛰었다. 증시로 단기 자금이 몰리면서 은행권 신용대출이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주담대도 가계대출 증가세를 밀어올리고 있다. 지난 25일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614조4922억원을 기록해 월별 기준 사상 최대 수준을 경신할 전망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거래가 회복된 데다 추가 대출 규제 시행 전 대출을 받아두려는 수요까지 겹치면서 주담대 실행이 집중된 영향이다.
결과적으로 2분기 중에서도 4월에서 6월로 가면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계속 가팔라지고, 6월로만 좁혀봐도 대출 증가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6월 들어 18일까지만 해도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8241억원 늘어나는 수준에 그쳤지만, 이후 단 일주일 새 잔액이 1조3000억원 증가해 전년 대비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
한 시중은행 주담대 담당자는 “6월에 대출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앞서 매매계약을 맺은 차주들이 잔금 대출을 서둘러 실행한 측면이 크다”며 “사실상 막차 수요가 한꺼번에 몰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하반기 은행권의 대출 문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이미 은행들은 잇달아 대출 문턱을 높이는 조치를 시행 중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6일부터 대면·비대면 채널 모두에서 모기지보험 가입을 제한하기로 했다. NH농협은행도 지난달부터 모기지보험 가입을 제한해왔다. 모기지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면 그만큼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신용대출 한도를 1억원으로 축소했다. 신한은행은 마이너스통장 만기 연장 때 한도를 최대 20% 줄이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30일부터 대면 주담대와 전세대출의 금리감면권을 축소해 사실상 적용 금리를 끌어올리기로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금 증가세를 잡지 못하면 오는 4분기에는 신규 대출 문을 거의 닫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연말 총량을 맞추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는 은행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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