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사진 No.142
● 천대엽 법원 행정처장의 ‘자유’ 넥타이 & 디올백 영상 최재영 목사의 ‘파란색’ 목도리지난 9일 서울 서초동 사법청사에서 열린 사법개혁 공청회.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단상으로 향하는 순간 카메라의 셔터가 일제히 터졌습니다. 개회사에서 천 처장은 자신이 그날 아침 선택한 넥타이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세종대왕은 지식인 귀족이 독점하는 사법권력을 서민에게 돌려줘야겠다는 염원으로 한글을 만들었다”면서 최근 여권 주도의 사업 개혁이 현실과 동떨어진 입법 논의라는 주장에 힘을 싣는 듯한 발언을 했습니다. 넥타이에 새겨진 ‘‘자유·평등·정의’라는 한글 문구를 봐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현직 법관을 비롯해 법학 교수, 언론인, 시민사회계 인사 등이 참여해 발표와 토론을 했는데 “특정 정치적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입맛에 맞는 판사들로 구성된 재판부를 만든다면… 사법부는 정치적 하청기관으로 전락할 것이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또 내란특검법에 따라 내란 혐의 사건에 대해 의무화된 재판 중계에 대해서도 “왜곡된 편집으로 (쇼츠 등으로) 재가공돼 재판부를 압박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었습니다.
특별한 상황이라는 이유로 특별한 방식으로 재판이 처리되고 국민들에게 전달되는 현재 상황에 대해 법원행정처장이 갖고 있는 우려와 철학을 넥타이로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전혀 다른 현장이지만 같은 날 광화문 특검 사무실 앞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포착됐습니다. 최재영 목사는 “디올백 사건이 다시 한번 확인되도록 진술할 계획”이라면서 “어떤 과정에서 무마가 됐는지 특검에서 파고들 예정”이라고 답했습니다.

2025년 한국의 정치에서 어쩔 수 없이 주목을 받는 정치적 사건 속에 있는 두 사람의 곤혹스러움을 이해합니다. 이날 아침 예정된 뉴스 현장에 나서면서 많은 고민을 했을테지요. 그러나 법원행정처장의 한글 넥타이와 특검 출석자의 파란 목도리가 지금 벌어지는, 첨예한 사회적 논쟁을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무엇이 잘못이고 무엇이 바른 방향인지에 대한 질문 앞에서 넥타이와 목도리보다는 적절한 근거와 정확한 언어가 더욱 절실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날 넥타이와 목도리의 상징성 자체가 언론 보도에서는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한국 언론이 아직 시각적 상징을 통해 사고를 전개하는 방식에 익숙하지 않거나 바람직하지 않다는 기준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징을 ‘조심스럽게 무시’하는 언론의 태도가 결과적으로 다행스러운 부분도 있습니다. 시각적 상징이 과열된 상황에서는 언론이 중심을 잡는 것이 나쁘지 않습니다.
● 아카이브에 저장된 넥타이들2000년대부터 우리나라에서 정치인들이 넥타이를 메시지를 대신하거나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해 왔습니다. 아카이브에서 찾아낸 몇 장의 사진을 함께 소개합니다.여러분이 기억하는 정치인의 넥타이는 어떤 게 있나요? 그리고 정치인이 아닌 분들이 메시지를 이렇게 전달하는 게 효과가 있을까요? 좋은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을 나눠주시면 좋겠습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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