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반도체만 챙겨” 2500여명 탈퇴…불붙는 삼성전자 ‘노노갈등’

2 hours ago 2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모습. 2026.3.18 뉴스1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모습. 2026.3.18 뉴스1
21일 삼성전자 총파업이 예고된 가운데 삼성전자 노동조합을 둘러싼 사내외 갈등이 커지고 있다. 회사 안에선 반도체 부문 중심의 노조 운영에 불만을 품은 비(非)반도체 부문 조합원들의 탈퇴가 이어지고 있다. 회사 외부에선 대통령 발언을 계기로 다른 회사 노조와 마찰을 빚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노조가 인사 및 경영 참여를 요구하며 3일째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반도체·비반도체’ 갈등에 외부 다툼도

3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에서는 지난달 23일부터 2일까지 열흘 동안 2500여 명의 조합원이 탈퇴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홈페이지 게시판을 중심으로 탈퇴 신청 글이 늘고 있다. 종전 하루 100건 미만이던 탈퇴 신청 건수는 지난달 28일 500건을 넘어섰고, 29일 1000건을 돌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탈퇴하는 삼성전자 직원들의 가장 큰 불만은 초기업노조가 반도체 사업을 맡은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이해만 우선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유일 과반 노조인 초기업노조는 조합원의 약 80%인 DS 부문 직원들을 중심으로 이번 파업을 주도하고 있다.

반도체 초호황 속에서 ‘역대급’ 실적을 내고 있는 DS 부문은 수억 원대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지만 가전, TV, 모바일 등 완제품을 생산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반대로 메모리 가격 상승에 올 1분기(1~3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 급감했다.

직장인 커뮤니티 앱인 ‘블라인드’에서는 양측 갈등이 적나라하게 표출되고 있다. 이 곳은 삼성전자 직원 인증을 받아야 가입할 수 있다. DS 부문 소속으로 보이는 아이디 ‘l*********’는 “DX 전원이 나가도 DS만으로 (노조) 과반 유지”라고 했고, 다른 이용자 ‘i*********’은 “DX가 전체 탈퇴해도 파업에 아무 영향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DX 부문 조합원들은 자신들이 노조에서 배제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K*********’ 아이디 조합원은 “DX가 노조에서 나가는 이유는 노조가 나가라고 등 떠밀기 때문”이라며 “노조 안건과 소식을 DS에만 공유하고, 텔레그램 방 내에서 DX 조롱을 방치하고 조장한다”고 했다. 다른 DX 소속 조합원인 아이디 ‘s*********’는 “주변에 노조 가입 독려도 했는데 이번에 탈퇴한다”며 “결국 너희들(DS)이 휘두른 칼에 너희가 맞아 쓰러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사내 뿐 아니라 외부 노조와도 갈등을 벌였다. 계기는 이재명 대통령이 4월 30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자신들만 살겠다는 과도한 요구는 다른 노동자에게 피해를 준다”는 발언이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조합원 커뮤니티에서 이 발언이 삼성전자 노조에 대한 경고가 아니냐는 질의가 나오자 “LG(유플러스) 보고 하는 이야기다. 30% 달라고 하니”라고 답했다. 여기에 LG유플러스가 “책임 전가 발언”이라며 공식 항의하기도 했다.학계에서는 일률적 보상 요구가 부문 간 갈등을 키우고 핵심 인재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송재용 서울대 경영대학 석좌교수는 “삼성전자가 파업으로 갈 경우 빅테크의 공급망 다변화 시도가 가장 큰 리스크”라며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들은 RSU 형태로 파격적 차등보상을 하며 인재를 묶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채용, 인사권 요구하며 사흘째 전면 파업

삼성 계열사의 노사 갈등은 삼성전자에 그치지 않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의 전면 파업도 1일부터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이번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은 2800여 명으로 전체 노조원 4000여 명 중 70%, 전 직원 5400여 명의 52%다. 사측은 파업으로 15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13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큰 진전이 없어 전면 파업에 이르게 됐다. 노조측은 1인당 3000만 원 격려금과 평균 14%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회사는 6.2%의 임금 인상과 일시금 600만 원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사측은 노조가 제시한 단체협약 요구안에 신규 채용, 인사고과, 인수합병(M&A) 등 핵심 경영 사안의 노조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경영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4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중재로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