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EU 관세장벽에… 철강업계, ‘美 데이터센터’로 눈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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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철강 관세 25%→50% 상향
탄소관세 이어 유럽 수출여건 악화
철강업계, ‘AI 특수’ 美 시장 공략
데이터센터 강재 ‘패키지’로 거래

유럽연합(EU)까지 철강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인상하기로 하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수출 시장 공략이 더 어려워지게 됐다. 이에 철강업계는 급성장하는 북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에 더욱 공을 들이며 수출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

2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럽의회는 철강 제품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인상하고, 무관세 수입 할당량(쿼터)은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축소하기로 의결했다. 쿼터는 기존 연 3500만 t에서 1830만 t으로 48% 줄어든다. 이 조치는 회원국들의 승인 절차를 거쳐 올해 7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유럽은 한국산 철강의 주요 수출처로 꼽혀 왔지만 갈수록 수출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EU는 앞서 올 1월부터 일종의 ‘탄소 관세’ 제도인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도 시행하고 있다. EU 지역에 제품을 수출하는 업체는 제품 생산 과정에서 나온 탄소 배출량을 보고하고, 그 양에 따라 인증서를 구매하는 등 일종의 ‘세금’을 내야 한다. 올해 물량에 대한 인증서 구매 시점은 내년이지만 이미 업계에는 내야 할 ‘탄소세 영수증’이 쌓이고 있다.

이에 국내 철강업계는 미국의 50% 고관세에도 불구하고 AI 데이터센터 붐으로 압도적으로 팽창 중인 미국 시장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 1∼4월 대미 수출량(166만5000t)이 EU향 철강 수출량(138만6775t)을 역전했다.

데이터센터는 무거운 데이터 장비를 복층 구조로 보관해야 해 철강재가 일반 건축물보다 훨씬 많이 필요하다. 성장세도 가팔라 한국무역통계정보포털에 따르면 국산 철근의 대미 수출량은 지난해 총 9만 t에서 올 1분기(1∼3월)에만 무려 27만 t으로 뛰었다. 미국 현지 내 자체 생산량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AI 슈퍼사이클 상황이다 보니 미국에서도 고관세를 감당하고서라도 검증된 한국산 철강을 수입하는 것이다.

국내 철강업계는 조직 개편까지 하며 ‘AI 특수’에 올라타려는 분위기다. 현대제철은 올 3월부터 ‘데이터센터 토털패키지 공급 전담 TFT(태스크포스팀)’를 운영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철강재를 개별 제품 단위로 팔던 식에서 벗어나, 패키지로 제안해 거래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다. 데이터센터의 기둥, 보 역할을 하는 ‘H형강’은 현대제철의 대표 제품이다. 현대제철은 데이터 장비가 올라가 있는 바닥 역할을 하는 후판부터 철근 콘크리트, 덱과 전선 보호용 강관, 서버용 랙 등까지 만든다. 안상우 현대제철 산업강재영업사업부장(상무)은 “데이터센터용 구조재부터 비구조재(부속품)까지 모두 만들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철강사인 만큼, 이번 슈퍼사이클은 AI·전력 인프라 전반 핵심 소재 기업으로 도약할 기회”라고 설명했다.

그간 내수 위주로 사업을 해온 동국제강도 데이터센터 붐을 기점으로 수출 확대를 노린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수출영업 담당 임원(이사)을 선임하고 산하에 수출전략팀과 통상팀을 뒀다. 이 같은 개편을 통해 영업·통상·물류 기능을 일원화했다. 동국제강은 대표 제품인 데이터센터 전용 대형 용접형강을 앞세워 지난해 기준 11%였던 수출 비중을 올해 1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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