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놔두면 오르는 곳은 하나 뿐”...한국 해외주식 투자자 3분의 2가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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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놔두면 오르는 곳은 하나 뿐”...한국 해외주식 투자자 3분의 2가 미국

입력 : 2026.06.25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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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거주자의 대미(對美) 금융자산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돌파한 데에는 수익을 좇는 ‘서학개미’의 거침없는 미국 주식 매수세가 한몫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증시 상승으로 보유 주식의 평가액이 불어난 점이 대미 금융자산이 증가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역별·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한국 투자자의 해외 증권 투자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주요국 가운데 최상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국가별 포트폴리오 투자 보유 잔액 통계를 분석한 결과, 2025년 6월 말 기준 한국의 해외 증권 투자 가운데 주식 투자 비중은 75.1%로 집계됐다. 이는 캐나다 75.3%, 호주 75.2%에 이어 주요국 중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노르웨이(70.1%), 영국(63.8%), 중국(63.5%), 스위스(59.7%), 일본(50.7%) 등을 크게 웃돈다. 한국의 해외 증권 투자가 채권보다 주식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직장인 지 모씨(43)가 대표적이다. 그는 투자 자산의 절반가량을 미국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다. 지씨는 6년 전부터 꾸준히 달러를 환전해 미국 주식에 투자해왔고, 최근에는 인공지능(AI) 수혜주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다. 지씨는 “결국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자산에 투자해야 한다고 봤고, 그 대상이 미국 주식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국의 해외 주식 투자에서 미국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66.9%로, 캐나다(69.4%) 다음으로 높았다. 한국의 해외 주식 투자 중 3분의 2가량이 미국 시장에 집중돼 있는 것이다. 호주(57.8%), 아일랜드(52.8%), 일본(47.1%), 노르웨이(43.7%) 등 주요국과 비교해도 한국의 미국 주식 편중은 두드러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미국 증권 투자 잔액은 1년 새 2656억달러 늘며 역대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미국 주식 순매수가 확대된 데다 주가 상승으로 평가액이 불어난 영향이다. 문상윤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국내 주식시장이 활황이어서 대미 투자 증가세가 다소 둔화할 수는 있지만, 대미 금융자산 비중이 떨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 규모를 뜻하는 대외금융부채는 지난해 말 1조9819억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말 1조4239억달러보다 5580억달러 늘어나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주식은 외국인의 순매도에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에 따른 평가액 증가로 투자 잔액이 늘었다. 채권 투자 잔액도 외국인 순투자가 이어지면서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미국이 5231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동남아시아 3914억달러, 유럽연합(EU) 3316억달러 순이었다. 국내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 잔액이 전년 말보다 크게 불어난 영향이다.

해외 투자 증가와 외국인 주식 매도세가 겹치면서 원화값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 1541.8원보다 0.9원 하락한 1542.7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종가를 기록한 데 이어 하루 만에 기록을 다시 갈아치운 것이다.

다만 다음달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나스닥 상장으로 서울 외환시장에 달러가 공급되면 원화값 안정에 일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공급 규모는 약 300억달러로 추산된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다만 300억달러는 일평균 외환거래량의 이틀치 정도에 불과한 데다 시차를 두고 들어오는 만큼 원화값을 추세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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