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준은 뛰어난 각본가…좋은 어른이 연출하길 바랐다”
“만듦새 논쟁 존중…CG 아쉬움도 인정”
“다정함이 세상을 구원한다는 말에 동의해요.”
제작사를 차린 뒤 첫 상업 영화가 단번에 천만 관객의 가슴을 울렸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이하 ‘왕사남’)의 임은정 온다웍스 대표 이야기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임 대표는 “감사한 마음뿐”이라며 연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영화는 폐위된 단종과 영월 유배지의 촌장 엄흥도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지난 6일 천만 영화에 등극했고, 10일까지 1188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그는 천만 영화 제작자가 된 소감을 묻자 “가장 감사한 건 관객들”이라고 답했다. 이어 “엄청난 숫자라서 그저 감사할 뿐”이라며 “이렇게 영화가 잘 맞아떨어지기가 쉽지 않은데 시기적인 것도 그렇고, 천만을 찍고 나니 같이 만들었던 사람들이 한 명 한 명 떠오르더라. 다들 열심히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함께한 동료들에게도 공을 돌렸다.
‘흥행을 어디까지 예상했느냐’라는 질문에는 신중했다. 그는 “자신감은 있었지만 숫자에 대해 우리끼리도 통일된 목표는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영화 만드는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1차 목표는 손익분기점, 그다음은 그 이상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영화가 우리 뜻대로 끌고 갈 수 있는 게 아니더라. 이제는 영화가 이끄는 방향을 따라가자는 마음으로 매일을 보내고 있다”며 미소 지다.
“엄흥도에게서 지금 우리의 얼굴을 봤다”
임 대표가 이 영화를 하기로 마음먹은 건 엄흥도라는 인물의 드라마틱한 위치 때문이었다. 그는 “사극을 특별히 좋아했던 건 아니지만 아주 초기에는 엄흥도라는 인물의 포지션이 굉장히 드라마틱하다고 생각했다. 역사적 사건의 전면에 기록되진 않았지만,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내밀한 진실을 알게 되는 인물이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영화는 단순히 망자에 대한 애도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사회적 공동의 기억을 안고 살아가지만 또 다른 사건이 쏟아지면 쉽게 잊어버리기도 한다. 그런 기억을 붙잡아두는 것이 영화라는 매체가 해야 할 일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더 집념을 가지고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흥행 이후 관객들의 반응도 예상보다 깊었다. 그는 “연기에 대해서는 인정을 받을 거라고 생각했다. 현장에서 느껴지는 에너지가 있었고 후반부로 갈수록 배우와 스태프 모두의 몰입도도 높아졌다”며 “의외였던 건 관객들이 영화의 배경이 된 장소를 직접 찾아가고, 다양한 해석과 리뷰를 적극적으로 올려준 점이다. 이렇게까지 영화에 대해 토론해주는 문화가 있나 놀랐고, 좋은 콘텐츠 하나가 사회적으로 활기를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작품의 완성도를 두고 나온 호불호에 대해서는 “만듦새에 대한 이야기는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주어진 조건 속에서 같은 선택을 다시 하라고 해도 큰 방향은 같았을 것”이라며 “영화가 가진 메시지와 감정에 더 주안점을 두고 완성했다”고 말했다.
공개 직후 쏟아진 CG에 대한 아쉬움도 인정했다. 임 대표는 “호랑이 CG를 아낀 것은 아니다. 더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개봉을 미루는 선택도 있을 수 있었겠지만, 우리는 정한 시점에 최대한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함께 즐기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CG팀도 누구보다 아쉬움이 클 것이다. 현재 독자적으로 수정 작업을 진행 중이며 어떤 방식으로 반영할지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장항준은 뛰어난 각본가…좋은 어른이 연출하길 바랐다”
깊은 애정 만큼 현장에 오래 머물렀던 임 대표. 그는 “현장에 80% 정도는 있었던 것 같다. 첫 작품이기도 했고, 제작자의 역할은 감독과 배우들이 더 잘할 수 있도록 안정감을 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빠른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고 말했다.
투자 유치와 연출자 확정 과정은 쉽지 않았다. 그는 “당시에는 중예산 작품을 하라는 말이 많았다. 이 영화는 아무리 작게 찍어도 90억 원을 넘는 규모였기 때문에 우려가 있었다. 그런데 쇼박스 투자팀에서 작품을 좋게 봐주면서 물꼬가 트였고, 그 힘으로 장항준 감독에게 갈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장 감독에 대해서는 오랜 신뢰를 드러냈다. 임 대표는 “투자팀에서 오래 일하면서 시나리오를 많이 읽었는데, 업계에서는 한때 ‘뭔가 막히면 장항준에게 가져가라’는 말이 돌 정도로 뛰어난 각본가라는 인식이 있었다”며 “연출력도 충분히 검증된 분이었고, 무엇보다 인물에 대한 예의와 접근법에서 우리 영화에 꼭 필요한 미덕을 가진 감독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계약도 하기 전 10일간 합숙하며 시나리오를 다듬었다. 그는 “감독님, 프로듀서, 작가 셋이 합숙하면서 두 시간 반짜리 시나리오를 두 시간 안으로 줄이고 각색 포인트를 이식하는 작업을 했다”며 “그때 호흡이 잘 맞는다는 걸 느꼈다. 감독님이 이 영화가 무조건 될 거라서가 아니라, 이 과정 자체를 꼭 해보고 싶었다고 말한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그 말을 듣고 오히려 이 작품은 꼭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흥행 요인에 대해서는 “결국 지켜주고 싶은 마음인 것 같다”고 했다. 임 대표는 “지금은 미래를 낙관하기 힘든 시대다. 그럴수록 사람들은 더 바른 미래, 더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내일을 원한다. 우리가 지켜주지 못한 것들에 대한 감정이 이 영화와 맞닿아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영화가 유독 폭넓은 사랑을 받는 이유에 대해선 “전 연령층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라는 점도 큰 것 같다. 극장에서 같이 웃고 같이 우는 경험, 그 다정한 분위기가 다시 살아난 느낌”이라며 “결국 이 영화가 가진 다정함 때문 아닐까 싶다. 저는 다정함이 세상을 구원할 수 있다는 말에 동의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수익 배분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임 대표는 “제가 다 가져가는 구조가 아니라 나눠 받는 구조”라며 “함께한 사람들에 대한 보상을 생각하고 있다. 공동 제작자와도 논의 중이다. 아직은 추상적인 단계지만 무엇이 됐든 한국 영화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하고 싶다. 어떤 방식으로든 인센티브는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기작도 이미 준비 중이다. 그는 영화 ‘죄많은 소녀’를 연출한 안태진 감독과 경성시대 열차를 배경으로 한 장르물, 또 다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 액션물을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
끝으로 임 대표는 이번 흥행의 의미를 개인의 성공으로만 보지 않았다. 그는 “업계 안팎에서 정말 많은 축하를 받았다. 그런데 다들 축하와 함께 이제 기회가 더 생길 거라고 말하더라”며 “실제로 그런 기회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돌아갔으면 좋겠다. 배급사에도, 새로 시작하는 제작자들에게도, 영화계 전체에도 좋은 흐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日오타니, 타자 세워놓고 59구 라이브피칭 실시 "등판 가능성? 현재로선 없다" [마이애미 현장]](https://image.starnewskorea.com/cdn-cgi/image/f=auto,w=1200,h=846,fit=cover,q=high,sharpen=2/21/2026/03/2026031221281189327_1.jpg)







!["이미 엄마 인생의 금메달"…최민정이 품고 뛴 엄마의 편지 [2026 밀라노 올림픽]](https://img.hankyung.com/photo/202602/01.43363477.1.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