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엑스포 美대표 자격
19일 '미국의 날' 맞춰 방일
미일 통상협상 중대국면 예고
韓정부, 협상 움직임에 촉각
미국의 통상·관세 전략을 총괄하고 있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사진)이 오는 주말 일본을 방문한 후 한국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베선트 장관이 방일을 계기로 한국을 찾을 경우 한미 관세협상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기대가 나왔지만, 양국 협상이 진전되지 못한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정부 관계자는 "베선트 장관이 일본 방문을 계기로 한국까지 찾을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일정상 한국을 들르기 힘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2025 일본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오사카 엑스포)에 참석하는 미국 대표단장 자격으로 일본을 찾는다. 오는 19일 예정된 '미국의 날' 행사에 맞춰 방일하는 것이다.
그동안 미·일 양국은 일본 관세협상 책임자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미국 워싱턴을 일곱 차례 방문하며 협상을 이어왔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협상해왔으나 지난달 말 베선트 장관과의 만남은 불발됐다.
이런 상황에서 베선트 장관이 이달 17~18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 불참하면서까지 일본을 찾기로 하면서 미·일 간 통상협상이 중대 국면을 맞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베선트 장관의 방일로 미·일 통상협상이 급물살을 탈 경우 한미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다수다.
베선트 장관 측은 그러나 공식적으로 방일 기간 중 통상 관련 회동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국과 일본은 서로의 협상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한일 모두 지난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서 다음달 1일부터 상호관세율 25%를 부과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4개국에 서한을 보냈는데, 유독 한국과 일본에 보낸 서한만 공개하며 관세협상의 '표적'으로 삼았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무역협상에서 실질적 총괄자이자 정책 결정자 역할을 수행해왔다.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90일 유예 조치 결정에 주요한 역할을 했고, 이달 초 추가 연장도 그의 설득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오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