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메가박스중앙 '돈맥경화' 우려에…영진위 '피해접수센터'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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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서울 한 영화관의 영화 시간표. 연합

지난 4일 서울 한 영화관의 영화 시간표. 연합

중앙그룹 주요 계열사의 연쇄 회생절차 개시 신청 파장이 영화산업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면서 당국이 구체적인 피해 실태 조사에 나선다.

영화진흥위원회는 26일부터 메가박스중앙의 회생절차 개시 신청과 관련해 정산 지연 등의 문제를 겪는 극장, 배급사, 제작사 등을 대상으로 ‘영화계 피해접수센터’를 운영한다. 영진위 측은 “영화산업 관계자들이 겪는 피해상황을 파악하고 향후 대응방안 마련에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접수는 이번 사태에 따른 금전 피해뿐 아니라 향후 시장에 미칠 여파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건의사항까지 폭넓게 받는다. 지난 23일 메가박스중앙 등 중앙그룹에서 기업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계열사 5곳에 대표자 심문이 진행하는 등 본격적인 절차를 밟기 시작한 만큼, 장기적 파장을 고려해 피해 접수 기간은 ‘별도 안내 시까지’ 상시 운영한다는 설명이다.

영진위가 피해 실태 파악에 나서는 건 메가박스중앙이 투자와 배급 양면에서 국내 영화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메가박스중앙은 국내 멀티플렉스 3위 사업자인 메가박스를 운영하는 동시에 투자·배급 시장의 ‘큰 손’인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를 산하에 두고 있어 영화 산업 생태계 전반과 촘촘하게 얽혀 있다.

최근 영화계 안팎에선 메가박스에 영화를 상영한 배급사들이 박스오피스 수익을 제때 정산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상 영화의 상영을 마치면 극장이 티켓 매출에서 부가가치세와 영화발전기금 등을 뺀 금액을 한 두달 내로 배급사와 반씩 나눠 갖고 배급사는 이 몫을 제작·수입사 등에 분배하는데, 이 돈줄이 막힐 수 있다는 것이다.

회생절차 개시 신청에 따른 자산 동결로 메가박스의 정산이 제때 이뤄지지 않고 지연되면 중소 제작·배급사의 경우 인건비나 차기작 진행비 등 사업 운영비를 마련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상반기 배급한 영화들의 부금은 최근까지는 문제없이 지급됐다”며 “회생 명령이 개시되면 정산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극장 위탁점주 정산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매출이 본사 시스템을 거쳐 들어오는 만큼, 정산금이 묶이면 위탁 점주들도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메가박스는 전국 운영 중인 114개 극장 중 위탁지점(72개) 비중이 높다. 위탁상영관들은 전날 대책회의를 열고 예매대금이 묶였다며 미지급 정산금에 대한 대한 구체적인 지급 계획을 메가박스중앙 측에 제시하기로 뜻을 모았다.

메가박스중앙은 영화사업부문인 플러스엠이 투자·배급을 맡은 올해 한국영화 최고 화제작 ‘호프’를 예정대로 다음달 15일 개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선 회생 절차가 개시되면 영화 흥행을 위해 수십 억원으로 예상되는 홍보·마케팅(P&A) 비용 집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중앙그룹 계열사인 JTBC의 경우 ‘아는 형님’, ‘냉장고를 부탁해’ 등 주요 예능 프로그램의 출연료 정산이 지연되고, 드라마 ‘연애의 재발견’은 최근 촬영을 한 달간 중단키로 하는 등 방송가에선 자금 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영화계 역시 ‘호프’가 여름 성수기에 개봉하는 유일한 한국 대형 상업영화인 만큼, 흥행의 차질을 빚을 경우 회복세를 보이던 제작시장이 경색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유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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