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의대정원 3058명 확정을”
의협은 8일 입장문을 통해 “(의료 정상화는) 차기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현 정부가 해결해야 하는 과제”라며 “정부와 국회에 의료 정상화를 위한 의료계의 제안을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줄 것을 정식으로 요청한다”고 밝혔다. 정부 업무개시명령(전공의)과 행정명령(의대생)에 대한 사과,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중단, 2026학년도 의대 정원(3058명) 확정 등 요구 사항도 제시했다.
의협은 “각 대학 상황을 보면 도저히 (의대)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곳이 있다. (이런 경우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줄여 주시기를 요청한다”며 “제기된 요구 사항과 제안 등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테이블이 마련된다면 빠른 시간 안에 의료 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정부는 의협 대화 제안을 반기면서도 일부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 사항에 대해선 난색을 표했다.의협 “의료 정상화 논의”… 전공의 단체 “정부태도 바뀌면 긍정 검토”
의정갈등 14개월만에 대화 공식요청
의협 “의대증원 발표 이전으로 복귀”… 정부 의료특위 중단-공식사과 요구
김택우-박단, 정치권과 물밑 접촉
교육부 등 난색… 성과는 미지수
전국 의대생 대부분이 복학 신청을 하고 서울대 의대 본과 1∼4학년 대부분이 수업에 참여하는 등 의대생이 먼저 움직이면서 선배 격인 의료계도 의료 정상화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정부는 의협의 대화 요청을 환영하면서도 요구사항에는 여전히 난색을 보여 양측이 결과물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의협은 8일 ‘의료 정상화’에 대해 “국민 누구나 쉽게 진료를 받을 수 있었던 지난해 2월(의대 증원 발표)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 의대 모집인원 확정 앞두고 움직인 의협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논의 테이블에는 정부와 의료계 당사자, 국회의장실에서 조율한 국회 측 인사가 앉으면 될 것”이라며 “논의 장이 마련된다면 전공의와 의대생도 함께 나와 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의협은 그동안 정부와 정치권 등과 의료 정상화와 관련해 물밑으로 이견 조율을 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와의 견해차가 커서 정치권이 조율 역할에 나서 달라는 입장이다. 김 대변인은 “(이견 조율을) 도와줄 국회가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해서 국회를 제안했다”며 “국회의장실이나 이렇게 조절해 주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김택우 의협 회장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만나 정부와 국회, 의료계 등이 참여하는 ‘의료 정상화’와 관련해 논의했다. 더불어민주당과는 이미 여러 차례 소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말까지 정부가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확정하기 때문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차기 정권이 의료계에 우호적일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12·3 비상계엄 이후 정부가 상대적으로 유화적으로 바뀐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의정 갈등과 관련해서 가장 강경한 모습을 보이는 전공의 단체도 ‘의료 정상화’ 논의 참여에 적극적이다. 박 위원장은 본보에 “정부의 태도 변화가 있다면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 의협 “의대 정원 3058명으로 줄여야”
의협은 의료 개혁을 논의하는 사회적 협의체인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의협은 “대통령이 사라진 지금 대통령 직속 특위가 유지돼야 한다는 궤변은 도대체 어디에 기초하고 있느냐”며 “의개특위를 멈추고 의료 개혁 과제는 의협 등 의료계와 심도 있게 원점에서 재논의하라”고 촉구했다. 의개특위 참여를 거부해 온 의협은 개원의 수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비급여 항목 개편 방안과 실손보험 규제 등의 논의 진행을 막아 세우려 한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기존 정책을 다 중단하고 논의하자는 건 무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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