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 달하는 F&B사업 개편
주력 ‘애슐리’에 역량 집중
이랜드그룹이 식음료(F&B) 사업을 개편한다. 자회사 이랜드이츠가 전개하는 브랜드 중 9개가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핵심 브랜드 애슐리퀸즈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는 최근 자회사 이랜드이츠가 영위하고 있는 F&B 브랜드 9개에 대해 매각 작업을 시작했다. 매각 주관을 맡은 삼정KPMG를 통해 인수 의향이 있는 곳을 찾아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랜드이츠는 2019년 7월 1일 이랜드파크의 외식 사업 부문이 물적분할해 설립된 회사다. 현재 뷔페식 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 애슐리를 비롯해 자연별곡(한식뷔페), 피자몰(피자), 로운(샤브샤브) 등 19개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다이닝 브랜드 6개와 카페·디저트 브랜드 3개를 매물로 내놨다. 다이닝은 반궁, 스테이크어스, 테루, 데판야끼다구오, 아시아문, 후원 등이다. 카페·디저트는 더카페, 카페루고, 페르케노 등이다.
이랜드의 이 같은 행보는 비핵심 F&B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 브랜드에 역량을 집중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랜드이츠는 물적분할 이후 약 5년 만에 매출 4000억원을 돌파하면서 사업이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지난해 이랜드는 매출 4705억원, 영업이익 319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32%, 79%나 증가했다.
애슐리의 부활 덕분이다. 회사 전체 매출에서 7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슐리는 작년에 신규 점포를 33개 오픈하며 전체 매장을 110개로 늘렸다.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됐을 때만 하더라도 매출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2021년에는 당기순손실 317억원을 기록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았다. 이후 수익성이 낮은 애슐리 점포를 정리하고 메뉴 개편 등 과정을 거치며 현재 모습으로 부활했다.
‘가성비 트렌드’를 공략한 점이 통했다. 애슐리는 성인 기준 평일 점심 1만9900원을 유지하고 있다. 2022년 11월을 마지막으로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다.
매물로 내놓은 9개 브랜드는 현재 전체 실적에서 비중이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 9개 브랜드의 매출과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각각 180억원, 23억원에 불과하다. EBITDA 규모를 고려했을 때 매각가는 수백억 원대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IB 업계에서는 실제 매각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다소 걸릴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미 매물로 나온 브랜드가 많다는 점이 주된 이유다.
현재 국내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곳으로는 명륜진사갈비, 푸라닭, 노랑통닭 등이 있다. 최근에는 한화갤러리아가 햄버거 브랜드인 파이브가이즈를 매물로 내놓기도 했다.
다만 F&B 브랜드들은 새 주인을 찾기까지 난관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필리핀 식품 기업인 졸리비가 인수할 것으로 보이는 노랑통닭 정도를 제외하면 진전이 있는 딜을 찾기가 힘들다.
정책 리스크도 존재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비용 분담 의무와 경영 간섭 금지가 골자를 이룬다.
가맹점에 불공정하게 비용을 전가하면 최대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점이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이랜드이츠는 현재 9개 브랜드를 묶어 매각하는 패키지 딜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주관사를 통해 인수 의향이 있는 곳을 알아보고 있으며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