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반대 의견에도 강행” 진술 확보
‘北 도발 유도용 작전’ 가능성 수사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드론사 내부 관계자들로부터 “지난해 11월 작전을 앞두고 김 사령관이 북한 공군기지인 온천비행장을 지나 남포로 가는 경로를 하달했는데, 작전에 참여한 조종사가 위험하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드론사는 지난해 10월 세 차례에 걸쳐 평양으로 드론을 날려 보냈고, 이 중 한 대가 추락해 북한이 추락한 드론 기체 사진을 공개했다.
특검은 이후 드론사 내부 반발로 담당 부대와 작전 담당 인원이 교체된 정황을 포착하고, 김 사령관 등이 내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1월 드론 작전을 강행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특검은 “합동참모본부가 당시 ‘작전을 계속 수행해선 안 된다’는 반대 의견을 냈다”는 진술을 토대로 김 사령관 등이 작전을 이어간 배경에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있다.
‘평양 드론 침투’ 반발 일자 담당부대 교체… 尹지시 여부 수사
[3대 특검 수사]
“‘北비행장 경로 격추위험 크다’ 하니… 김용대, ‘위험하다는데요?’라 말해”
특검, 드론사 관계자 진술 확보
합참도 반대… 작전 강행 경위 수사
드론작전사령부의 한 관계자는 최근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에 출석해 지난해 11월 북한 남포로 드론을 보내는 작전을 준비한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고 한다. 김 사령관이 먼저 작전을 담당한 대대에 백령기지를 출발해 북한 황해남도 온천 비행장을 지나 서해안 남포로 진입하는 경로를 제시했는데, 실무진들이 “북한 방공망에 잡히거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으로 격추될 위험이 크다”고 반대했다는 것이다. 특검은 당시 김 사령관으로부터 ‘위험하다’는 실무진 의견을 보고받은 이가 통상적인 지휘 계통에 있던 군 내부 상급자인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나 윤석열 전 대통령은 아닌지 사실관계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특검은 이 같은 진술을 토대로 당시 윤 전 대통령 지시로 비정상적인 드론 작전을 펼쳐 북한 도발을 유도해 비상계엄 선포 명분으로 삼으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하기로 했다.● “사령관이 비화폰으로 소대장에게 직접 지시”3일 복수의 군 관계자 등에 따르면 특검은 드론사가 지난해 10월 ‘평양 드론 작전’ 이후 작전을 담당했던 드론사 예하 101대대 내부에서 반발이 거세지자, 지난해 11월 작전을 앞두고 담당 부대와 작전 참여 인원을 교체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 드론 작전’ 사전 기획 과정을 주도한 드론사 내부의 ‘기획팀’ 관계자들도 지난해 11월 작전에는 주도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고 특검에서 진술했다고 한다.
특검은 드론사 관계자들로부터 “김 사령관이 현장 지휘관 역할을 맡은 예하 부대 소대장에게 보안 휴대전화인 비화폰으로 직접 온천 비행장으로 향하는 작전 경로를 하달하는 지시를 내렸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군 안팎에선 “사령관이 예하 부대 소대장에게 직접 지시를 내리고 보고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검은 지난해 11월 작전과 관련해 김 사령관이 북한의 주요 공군기지인 온천 비행장을 지나는 작전 경로를 제시했다가 실무진의 반대에 부딪혀 경로를 바꾼 정황도 포착했다. 북한 서해안에 있는 온천 비행장은 북한 공군의 주요 기지로 미그23기가 배치돼 있는 곳이다. 특검은 최근 드론사 관계자로부터 “지휘관이 김 사령관에게 비화폰으로 보고를 했는데 ‘위험하다는데요?’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드론사는 지난해 10월 3, 9, 10일 3차례 평양에 드론을 날렸다. 그러다 북한이 평양에 추락한 드론 한 대의 잔해 사진과 함께 드론을 띄운 원점이 서해 백령도라고 주장했다.
● 합참의장 반대에도 작전 강행 경위 수사특검은 당시 드론사를 지휘하는 합참도 지난해 11월 무인기 작전을 두고 반대 의견을 냈다는 진술을 확보해 진위를 확인하고 있다. 특검은 합참 관계자들로부터 “북한이 지난해 10월 드론 추락 사실을 공개한 뒤로 김명수 합참의장이 ‘평양에 드론을 추가 투입해선 안 된다’고 반발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김 전 장관이 지난해 11월 평양 도심이 아닌 서해안 남포와 동해안 원산 지역에 투입하도록 하면서 작전을 강행했다는 진술을 확인한 특검은 당시 김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았는지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김 의장이 지난해 6월 ‘평양 드론 작전’을 기획하던 드론사로부터 작전 계획을 보고받지 못한 ‘패싱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특검은 김 전 장관이 군령권자가 아닌 대통령경호처장 시절부터 김 사령관 등과 직접 소통하면서 드론 작전을 ‘비선 설계’ 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령관 측은 “비밀 작전이라 노출 범위를 최소화하고 부대원 보호 차원에서도 정보 공유 라인을 협소하게 가져가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특검은 김 사령관이 작전의 위법성을 사전에 인지하고 보고 라인 등을 최소화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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