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투표용지 인쇄비율 결정 회의 열었지만…전국 256곳 중 상향 의결 ‘0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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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본격 수사 착수를 앞둔 15일 오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앞에 조화가 놓여있다. 합수본이 본격 수사에 나서며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을 비롯한 고위급 선관위 관계자에 대한 줄소환이 이어질 전망이다. 뉴시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본격 수사 착수를 앞둔 15일 오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앞에 조화가 놓여있다. 합수본이 본격 수사에 나서며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을 비롯한 고위급 선관위 관계자에 대한 줄소환이 이어질 전망이다. 뉴시스
6·3지방선거에서 발생한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전국 256개 시군구 선관위 중 투표용지 인쇄비율을 결정하는 회의를 통해 인쇄비율을 높인 곳이 단 한 곳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시한 50% 비율 하한에 따라 지역 선관위 사무국이 제각각 만든 인쇄 비율을 형식적인 회의를 거쳐 확정했다는 것이다.

18일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256개 지역 선관위 중 선거에 앞서 사무국이 정한 본투표 투표용지 인쇄비율을 수정해 의결한 곳은 경기 화성시 만세구 1곳 뿐이었다. 이곳도 사무국이 정한 인쇄비율 60%를 선관위 회의에서 50%로 축소한 것이어서 실제 회의를 통해 인쇄 비율을 높인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또 서울 송파구, 광진구, 영등포구 등 3개 지역 선관위는 이같은 회의조차도 대면으로 진행하지 않고 서면 의결로 안건을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이중 송파구와 광진구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빚었다. 투표용지가 모자라 유권자들이 발길을 돌려야 했던 이들 지역 선관위는 선거인 수의 50%만을 기준으로 투표용지를 인쇄했다.

지방선거 당일 이들 지역에서는 예상을 웃도는 투표율에 대비하지 못한 탓에 오후 들어 투표용지가 동이 나는 촌극이 벌어졌다. 유권자들이 투표소를 찾았다가 용지가 없어 기표하지 못하고 대기하거나 끝내 발길을 돌리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만약 대면 회의를 통해 투표용지 인쇄 비율에 대한 우려나 의견 개진 등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면 문제가 발생한 지역의 투표 용지 부족 사태를 방지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436회 국회(임시회)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사태 등 국민참정권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개혁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가 열렸다. 뉴스1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436회 국회(임시회)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사태 등 국민참정권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개혁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가 열렸다. 뉴스1
윤 의원은 “서울 송파구와 광진구 등 문제가 불거진 곳들이 투표용지 인쇄비율을 정하면서 대면 회의조차 하지 않았던 3곳 중 하나라는 것은 이번 사태의 원인이 전형적 인재(人災)임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면 회의로 해당 안건을 의논한 곳들 중 99.9%가 원안 그대로 도장 찍기만 했다는 것은 각 구·시·군 선관위가 유권자의 참정권 보장과 직결되어 있는 투표용지를 얼마나 안이하게 인식했는지를 보여주는 뼈아픈 근거”라며 “이번 기회에 선관위의 구조적 개혁뿐만 아니라 근본적 인식의 개선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과 선거관리위원회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계획서를 채택하고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45일간의 진상조사에 돌입했다. 조사 범위는 △투표지 부족 사태 발생 경위와 투표지 인쇄 수량 산정 기준 수립 과정의 부실 여부 △사태 발생 당일 선관위의 현장 관리 제반 사항 △선관위의 투표용지 부족 사실 인지 시점과 사후 대응 조치의 적정성에 관한 사항 등이다. 투·개표소 집회 시위에 대한 경찰 조치 사항 등도 조사 범위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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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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