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노위, 시정신청 결정서
직무·의제별로 사용자성 구분
직접 계약 없어도 원청 책임
계약관계 보다는 결정 가능성
대리점 카마스터 교섭은 기각
임금 고용은 경영권 영역 판단
현대자동차와 직접 계약 관계가 없는 2차 협력업체 근로자도 일부 근로조건에 대해서는 현대차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는 노동위원회 판정이 나왔다. 다만 전국금속노동조합이 서로 다른 업무를 수행하는 조합원들을 한꺼번에 묶어 교섭을 요구했음에도, 노동위는 현대차의 사용자성을 조합원 전체에 일괄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각 직군의 업무 내용과 교섭 요구안을 따져 직무별·의제별로 사용자성을 구분한 것이다.
14일 매일경제가 입수한 울산지방노동위원회의 ‘현대자동차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에 대한 시정신청 결정서’에 따르면 지노위는 현대차와 직접 도급계약을 맺지 않은 2차 협력업체 근로자에 대해서도, 현대차가 일부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다고 보고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지노위는 사내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업무가 현대차 완성차 생산공정의 전·후 공정과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고, 이들이 현대차 사업조직에 상당 부분 편입돼 있다고 판단했다. 현대차와 직접 계약조차 없는 2차 협력업체도 원청 사용자성 판단 대상에서 배제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계약 관계 자체보다 생산공정과의 기능적 결합과 원청의 근로조건 결정 가능성을 중시한 것이다.
다만 현대차의 사용자성을 임금 등 모든 의제에 걸쳐 인정한 것은 아니다. 현대차가 직접 소유·관리하고 개선할 수 있는 휴게실과 수면실, 세면·목욕·세탁시설 등 휴게공간 제공과 일부 근무시설·환경 의제에 한정했다.
이번 사건은 과거 개별 협력업체 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한 사례와 달리, 금속노조가 산별노조 차원에서 여러 직종과 업체 소속 근로자들을 한꺼번에 묶어 교섭을 요구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교섭 요구안에는 조합활동, 고용안정, 임금, 노동시간·휴일·휴가, 개인정보 보호, 산업안전보건, 복지, 쟁의행위 등이 공통 의제로 담겼다. 구내식당 근로자와 보안 근로자, 판매대리점 카마스터에 관한 별도 요구도 포함됐다.
그러나 울산지노위는 이를 하나의 묶음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생산과 구내식당, 보안, 판매 등 각 업무의 구조와 현대차의 관여 정도를 따지고, 요구안별로 현대차가 직접 결정할 수 있는지를 구분했다.
특히 임금과 고용, 인사처럼 협력업체가 독자적으로 결정하는 영역까지 현대차의 사용자성을 확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개정 노동조합법이 곧바로 원청의 전면적인 교섭 의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판매대리점 카마스터가 대표적이다. 카마스터도 금속노조의 교섭 요구 명단에는 포함됐지만, 카마스터의 판매업무와 관련해 현대차와 교섭할 수 있다고 인정된 것은 아니다.
지노위는 판매대리점이 카마스터의 모집과 계약, 인원 운영, 보수 지급을 담당하고 독립적인 영업조직을 운영한다는 점을 고려했다. 이에 따라 카마스터의 임금과 노동시간, 업무감사, 판매수수료 등 판매업무 관련 의제에 대해서는 현대차의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산업계에선 지노위가 산별노조의 포괄적인 교섭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직무와 의제별로 원청의 사용자성을 구체적으로 판단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향후 중앙노동위원회 재심에서도 이러한 판단 구조가 유지될지가 원·하청 교섭 범위를 가르는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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