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국내 증권시장에서 지난 한 달 동안 47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대 규모다. 인공지능(AI) 투자 과열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다 주가 상승으로 증가한 수익을 실현하려는 ‘리밸런싱 수요’가 겹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6월 외국인 증권(주식·채권) 투자자금은 307억2000만달러(약 46조9000억원) 순유출됐다. 순유출 규모는 지난 3월 365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크다. 외국인 증권자금은 지난 2월부터 5개월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누적으로는 1009억3000만달러(약 154조1504억원)가 빠져나갔다. 지난해에는 연간 420억60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외국인 자금 이탈은 특히 주식시장에서 두드러졌다. 주식자금은 지난달 역대 가장 많은 323억7000만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외국인 주식자금은 지난 1월부터 6개월 연속 순유출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누적 순유출 규모는 1102억1000만달러(약 168조3237억원)로 지난해 연간 순유출(70억7000만달러)의 15배가 넘는다. 한은 관계자는 “주식자금은 글로벌 AI 투자 관련 경계감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과 그간의 국내 주가 상승에 따른 보유 비중 조정(리밸런싱) 등의 영향으로 순유출 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채권자금은 지난 4월부터 3개월 연속 순유입을 이어갔다. 올해 상반기 누적 순유입액은 92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한은은 국고채 만기 도래에도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비중 확대 등에 힘입어 채권자금이 순유입을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2분기 외환 거래 규모는 증가했다. 국내 은행 간 외환시장의 일평균 외환 거래 규모는 534억달러(약 79조원)로 전 분기 454억8000만달러보다 79억2000만달러 늘었다. 원·달러 현물환 거래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2분기 원·달러 현물환 거래 규모는 전 분기보다 29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1.2로 전월 98.9보다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 기대가 커지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6월 중 달러당 원화값 평균 변동폭은 7.6원으로 전월 6.6원보다 확대됐다.
다만 이달 들어 강달러 흐름은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 주간 종가 대비 10.4원 오른 1493.0원에 마감했다. 원화값은 지난 8일 이후 4거래일 만에 1500원 선을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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