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서미 스트리트·걸스카우트 후원
청소년에게 디지털 웰빙 교육 진행
학부모 단체 “SNS 이용 부추겨” 비판
메타와 구글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어린이들에게 신뢰받는 미국 어린이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 걸스카우트 등에 후원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 교육에 나서자, 학부모 단체 등에서 SNS 이용을 절제하도록 돕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용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와 유튜브가 속한 구글 등은 여러 아동 브랜드에 어린이와 부모들의 SNS 교육을 제공하는 데 수천만달러의 후원을 제공했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가지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라고 지적받는 12세 미만의 어린이가 주로 이용하는 기업들과 협력함으로써 기업들이 아이들이 소셜미디어에 의존하게 만들고 있다는 반발이 나온다.
구글은 세서미 스트리트, 걸스카우트, 미국의 어린이 잡지 ‘하이라이트’ 등을 후원하고 메타 역시 걸스카우트를 지원했다. 구글은 하이라이트 잡지에 최소 500만달러(약 75억원)를 지원했다. 구글이 후원한 2024년 특별호에는 스마트폰을 보관할 수 있는 ‘슬리핑 백’을 만드는 방법이 실려 있다. 잡지는 “밤에 잠들기 전에 스마트폰도 잠자리에 들게 하라”고 조언한다.
메타의 인스타그램이 후원하는 걸스카우트 디지털 안전 교육 과정은 학생들이 ‘디지털 리더십’ 배지를 획득하기 위해 연령별 수업을 이수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또, 구글은 작년 자사의 디지털 리터러시 커리큘럼과 연계된 ‘Be Internet Awesome Fun Patch’라는 자체 걸스카우트 패치 후원을 시작했다.
메타와 구글이 홍보한 자료 일부에는 강력한 비밀번호 설정과 사기 방지 안내를 포함한 디지털 안전 지침이 포함돼 있다. 구글이 2024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디지털 웰빙’을 장려하는 단체를 지원하기 위해 최소 2000만달러(약 301억원)을 지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빅테크 기업은 디지털 웰빙을 위해 다양한 교육을 장려했지만, 오히려 SNS 이용을 장려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온라인에서 괴롭힘을 당한 후 극단적 선택으로 아들을 잃은 로즈 브론스타인 씨는 “마치 세서미 스트리트가 필립 모리스와 손잡고 아이들에게 담배를 안전하게 피우는 법을 가르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학부모 단체들은 이런 내용에 잡지의 주요 연령층인 6~12세 어린이 독자들에게 그 나이에 스마트폰을 갖는 게 당연한 일처럼 보이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학교 내 휴대전화 사용 금지를 옹호하는 미국 학부모 단체인 ‘스마트폰 없는 어린 시절(U.S. Smartphone Free Childhood)’의 공동 대표인 에밀리 보디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기기 사용 시간을 최대한 늘리는 데 의존하고 있다”며 “그들의 지침이나 조언은 중립적일 수 없다”고 항의했다.
로이터는 메타는 자사 앱에 대한 비판이 확산하면서 기술에 대한 긍정적 메시지를 홍보하기 위해 외부단체와 협력하려는 전략을 수년 전부터 진행해왔다고 짚었다. 기업 내부 자료 등에 따르면 메타 내 사용자경험(UX) 연구원들은 외부 전문가들에게 페이스북의 어떤 기능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용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파악할 것을 요청했다. 제안된 아이디어 중 하나는 중독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회사 접근 방식의 철저성과 타당성을 보증해 줄 수 있는 제휴를 맺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메타는 “해당 아이디어를 실제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로이터는 “메타와 구글의 서비스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마케팅하는 기업들로부터 수십억달러의 광고 수익을 창출한다”며 “전문가들은 이런 경제적 유인 때문에 메타와 구글 등이 제공하는 청소년 SNS 교육에서 자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에 대해 불리한 내용을 전달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SNS 이용에 대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전세계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미국 법원 배심원단은 지난 3월 청소년 SNS 중독 소송에서 메타와 구글에 총 600만달러(약 90억원)를 원고에게 배상하라는 평결을 내렸다.
호주가 작년 말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을 상대로 소셜미디어 계정 접근을 차단한 것을 시작으로 브라질, 인도네시아가 비슷한 조처를 하는 등 아동 대상 소셜미디어 규제도 이어지고 있다. 유럽연합(EU)도 유럽 전역을 아우르는 아동 소셜미디어 금지 규정을 이르면 올 여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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