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세 16조 구멍 뚫렸다” 전자담배 합성니코틴 탈세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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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업체들 탈세목적 서류 조작 의심
개정법 시행 직전 100년 치 수입 꼼수… 세금 외 안전성 문제도 사실상 방치
폐 흡입 물질인데도 독성 시험 없어… 일부선 ‘제2 가습기 살균제 사태’ 우려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가운데)이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불법 가짜 합성니코틴 액상담배 탈세 진상규명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진욱 의원실 제공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가운데)이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불법 가짜 합성니코틴 액상담배 탈세 진상규명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진욱 의원실 제공
더불어민주당 정진욱 의원과 박상진 전 국회 수석전문위원, 시민단체 시민공론광장 등은 2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성니코틴 및 유사니코틴 업체들이 약 16조 원 규모의 담뱃세를 탈루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범정부 합동 조사단 구성을 촉구했다.

정 의원은 중국에서 수입된 액상 전자담배에는 과세 대상인 연초 니코틴이 사용되고 있지만 업체들이 담뱃세를 피하기 위해 ‘연초 니코틴이 아닌 합성 니코틴으로 만든 것’이라고 원료 서류를 조작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관세청의 관리 부실로 지난 10년간 약 3억 병의 합성니코틴이 판매되면서 1병당 5만4000원씩, 약 16조 원 규모의 세금이 탈루됐다고 추정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담배사업법을 개정하면서 과세 대상을 ‘연초 및 니코틴’으로 확대해 니코틴 증기를 흡입하는 제품 역시 담배로 규정했다. 그러나 법 적용 시점을 올해 4월 24일로 하고 법 시행 이전 수입 물량에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정 의원은 “법 적용에 공백이 발생하면서 법이 공포된 2025년 12월 23일부터 법 시행 직전인 2026년 4월 24일까지 약 1500t의 액상 전자담배가 집중 수입됐다”고 밝혔다. 그는 “수입된 물량은 현재 소비량 기준으로 10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규모로, 사재기를 통한 세금 회피가 이뤄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현재 ‘유사니코틴’이라는 명칭으로 시중에 유통 중인 제품에 대한 유해성 검증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담배사업법에 따르면 니코틴과 분자구조가 다른 유사니코틴 등 신종 화학물질이 담배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 기준은 불명확하다. 다만 합성니코틴이든 유사니코틴이든 모두 인체에 흡입되는 화학물질이기 때문에 안전성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얘기다. 시민공론광장 이경훈 이사장은 “폐로 흡입하는 물질이라면 시중 유통 전 반드시 안전성을 검증해야 한다고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다”며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통해 흡입 화학물질의 사전 검증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음에도 관계 부처들은 책임 떠넘기기에 바빴다”고 비판했다. 이 이사장은 “안전성 검증이 완료되지 않은 신규 화학물질의 유통을 제한하고 인체 흡입을 목적으로 하는 신규 화학물질에 대해 90일 반복흡입독성시험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정부가 국세청을 중심으로 한 탈세조사단을 꾸리고 범정부 합동 실태조사를 즉각 실시하는 한편으로 국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합성니코틴 및 유사니코틴 전자담배에 대한 유해성 검사 명령을 즉시 내릴 것을 촉구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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