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성과급 수준을 중소기업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둘 사이 임금 격차가 4년 연속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요구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노동시장의 임금 양극화 문제가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0일 중소벤처기업연구원(KOSI)의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300인 미만 중소기업 근로자의 월 임금총액은 평균 336만2000원으로, 300인 이상 대기업의 53.2% 수준에 그쳤다. 이 비율은 2021년 54.3%에서 2022년 53.8%, 2023년 52.7%, 2024년 52.6%로 꾸준히 하락했다.
기업 규모별로도 격차 확대가 확인됐다. 30~299인 중소기업의 대기업 대비 임금 수준은 2021년 66.6%에서 지난해 63.8%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5~29인 사업장은 56.8%에서 53.8%로, 4인 이하 사업장은 38.3%에서 37.8%로 각각 하락했다.
보고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벌어진 배경으로 특별급여를 꼽았다. 지난해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특별급여는 월평균 20만8000원으로 대기업의 17.4% 수준에 불과했다. 정액급여는 64.5%, 초과급여는 32.6% 수준이었다. 정액급여는 기본급과 각종 고정수당을 포함한 임금이다. 초과급여는 연장·야간·휴일근로 수당을 뜻한다. 특별급여는 성과급과 상여금 등을 포함한다.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영업이익과 연계한 성과급 지급 요구가 확산하면서 이 같은 임금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는 최근 사측과의 교섭에서 "지난해 사측에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배정해달라"고 요구했고, 노사는 협상 끝에 사업 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특별경영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이른바 ‘영업이익 N% 성과급’ 모델은 다른 산업으로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카카오 노사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성과급으로 배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업황이 살아난 조선업계에서도 비슷한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회사 측에 영업이익의 최소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보고서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더 커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지난해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서 가장 월급이 많은 연령대는 40대로 월평균 403만5000원을 받았는데, 대기업의 29세 이하 근로자 평균 임금은 417만원으로 이를 웃돌았다.
청년층 사이에서의 임금 격차도 확대됐다. 29세 이하 기준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의 임금 수준은 2020년 58.4%에서 지난해 56.4%로 하락했다. 30대는 59.7%에서 60.1%로, 40대는 50.9%에서 53.6%로 상승했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층일수록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보상 격차를 크게 체감한다는 분석이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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