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처럼 휘어야 산다"… 베트남 '실용외교' 가속

2 days ago 2

뉴스 요약쏙

AI 요약은 OpenAI의 최신 기술을 활용해 핵심 내용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려면 기사 본문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베트남은 종전·통일 50주년을 맞아 고도 성장과 함께 트럼프 시대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다자외교와 '대나무 외교'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높은 관세율 부과에 대응하기 위해 신속한 자유무역협정 체결과 해외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일본 및 중국과의 정상외교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베트남의 경제 성장과 미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의도로, 다수의 국가와의 무역협정을 통해 시장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회원용

핵심 요약쏙은 회원용 콘텐츠입니다.

매일경제 최신 뉴스를 요약해서 빠르게 읽을 수 있습니다.

종전 50주년 베트남의 파격
美 고율관세 파고 넘기 위해
미·중서 전략적 유연성 추구

사진설명

지난달 30일 종전·통일 50주년을 맞은 베트남의 경제·외교전략이 트럼프 시대 불확실성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베트남은 1986년 '도이머이'(쇄신)로 과감한 개혁·개방을 추진해 글로벌 경제로 편입되면서 연간 5~9%에 달하는 고도성장을 이어왔다. 1970년대 초 1인당 국민총생산(GDP)이 100달러에도 못 미쳤던 최빈국이 지금은 5000달러를 넘보는 중진국으로 발돋움했다.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변곡점에서 트럼프 관세전쟁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베트남은 특유의 '대나무 외교'로 위기를 돌파하고 있다. 유연하게 휘면서 꺾이지 않는 대나무처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유럽 등 주요국을 대상으로 실리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베트남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에서 무려 46%라는 최악의 상호관세율을 부과받았다. 미국은 베트남의 최대 수출시장으로 베트남 전체 수출의 25%를 차지한다.

관세율이 그대로 적용된다면 베트남의 성장을 견인해온 수출엔진에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인 8%는 물론 2045년 선진국 진입이라는 장기 목표 달성도 어려워진다. 이에 미국산 방위장비·항공기 구매 확대나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를 강화하자고 제안하며 관세율을 낮추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베트남에서 F-16을 도입하는 프로젝트가 최종 확정되면 양국 간 최대 규모 군사·방위 관련 거래로, 베트남의 대미 무역흑자를 상당히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베트남은 미국 측 요구에 맞춰 무역 투명성 제고에도 나섰다. 최근 무역 사기나 원산지 위조 단속을 강화했고 특히 중국산 제품이 베트남을 경유해 우회 수출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미국과 진행하는 협상에 전력을 다하면서 다자외교를 통한 경제관계 다변화를 병행하는 복합전략도 눈길을 끈다. 지난달 28일 팜민찐 총리는 베트남을 찾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회담하면서 "베트남은 다자주의를 중시하고 국제적 노력을 촉구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양국은 자유무역 질서 유지를 강조하며 외교안보·경제·과학기술에 대한 협력을 약속했다.

앞서 15일에는 하노이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협정 45건에 서명했다. 베트남은 르엉끄엉 국가주석이 직접 시 주석을 영접하러 가는 등 극진히 환대하면서도 시 주석이 요청한 반미연대에 대해서는 부응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베트남이 올해 들어 최근까지 정상외교를 통해 경제 등 투자협력 강화를 논의한 국가는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브라질 스페인 뉴질랜드 체코 러시아 등 거의 10개국에 이른다.

팜민찐 총리는 지난달 23일 무역당국에 인도 브라질 파키스탄 이집트 아프리카 남미 중앙아시아 동유럽 등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도록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현재 베트남은 한국·일본·유럽연합(EU)과 FTA를 맺었고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총 17개의 양자 또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베트남이 트럼프 관세 압박에 대응해 "새로운 자유무역협정을 서둘러 추진하면서 기존 17개 자유무역협정도 적극 활용하려 하고 있다"면서 "미국 시장 의존도를 줄이고 수출시장을 다변화해 충격을 완화하려는 전략"이라고 짚었다.

[신윤재 기자]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좋아요 0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