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기사 매달고 운전한 만취 승객…기사 사망에 '블랙아웃'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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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4.24 19:00 수정2026.04.24 19:01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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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 기사를 차에 매단 채 음주 운전해 사망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승객이 결심 공판에서 '블랙아웃'을 주장했다.

24일 대전지법 제12형사부(김병만 부장판사)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씨(36)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14일 오전 1시 30분께 대선 유성구 한 도로에서 자신을 태우고 달리던 60대 대리기사 B씨를 운전석 밖으로 밀쳐낸 뒤 B씨가 차량에 매달린 상태에서 1분 40여초 동안 1.5㎞가량을 운전해 B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B씨가 과속방지턱을 조심히 넘지 않았다는 이유로 행하고 욕설한 혐의도 받는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52%의 만취 상태였고, 차량을 급가속하거나 급격히 핸들을 꺾어 차량이 가드레일이나 연석 등에 잇따라 부딪치기도 했다.

A씨는 운전자 폭행과 음주운전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살인 혐의는 부인했다. 살인의 고의가 없었고, 과도한 음주로 일어난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블랙아웃' 상태였다는 주장이다.

A씨는 이날 최후 진술에서 "저의 잘못된 행동으로 고통 속에 돌아가신 고인과 소중한 가족을 잃고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셔야 하는 유가족분들께 죄송하다"면서 "제가 저지른 죄의 무게는 평생 반성하며 짊어지고 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날 "A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 측은 "피고인이 살인의 고의를 부인하지만, 일부 진술과 블랙박스 영상 분석 내용 등을 볼 때 살인 행위가 충분히 소명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가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고통 속에 비참하게 생을 마감했는데도 피고인은 기억 상실을 주장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만큼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물어달라"고 강조했다.

유가족 측 변호인도 재판에 출석해 엄벌을 촉구했다.

유가족 변호인은 "유가족에게 직접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책임 회피성 주장만 하는 피고인의 반성·사과를 믿을 수 없다"면서 "대리운전 기사는 사회적 지위가 낮고 고객이 주취자라 많은 폭력 범죄에 노출돼 있다. 피해자 유가족과 오늘도 늦은 밤 귀갓길을 도와주는 대리운전 기사들을 위해 피고인에게 법정 최고형을 선고해 달라"고 밝혔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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