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익률 ‘양극화 심화’
코스피 8700선 고공행진 불구
반도체 등 주도株에만 돈몰려
대형주 33% 오를때 소형주 뚝
코스피가 전대미문의 8700선 고지를 밟으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주도주 쏠림이 가속화되면서 시총별 수익률이 크게 엇갈리는 모습이다. 코스피 대형주 지수가 연초 대비 두 배 이상 급등하는 사이 코스피 소형주 지수는 5월 한 달 만에 올 상승률을 고스란히 반납하며 연초 수준으로 회귀했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비정상적인 수급 쏠림이 시장의 상승 에너지 소진을 시사하는 경고등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5월 한달 새 33.01% 올라 올 들어 월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연초 대비 이날까지 123.43% 급등했다. 반면 코스피 중형주 지수와 코스피 소형주 지수는 지난달 각각 8.8%, 14.47% 하락했다. 소형주는 가파른 조정을 이어가며 한달 새 올해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높아졌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 두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이 51.7% 코스피 전체 절반을 넘어섰다. 삼성전자 우선주와 SK스퀘어를 포함할 경우 시총 비중은 56.55%에 달한다.
이 같은 극단적인 수급 쏠림의 배경으로는 인공지능(AI) 혁명이 견인한 대형주의 이익 성장세, 내수 부진에 따른 국내 경제의 ‘K자형’ 양극화, 그리고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 편중 등이 지목된다.
특히 미국-이란 전쟁 발 물가 쇼크에 국채 금리가 들썩이면서 대형주 중심의 수급 쏠림이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지난 4월까지는 대형주가 상승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중·소형주에도 온기가 퍼지면서 동반 상승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5월 들어 대형주는 급등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소형주는 가파른 조정을 받는 극단적인 디커플링이 나타났다. 실적 기반이 약하고 조달금리 상승에 취약한 소형주에 대한 투심이 빠르게 냉각되면서 쏠림 현상이 강화된 결과다.
코스피가 고공행진하며 8700선을 돌파한 가운데 대형주 쏠림은 더욱 가속화됐다. 이날 하루 새 코스피 대형주 지수가 4.1% 오르는 사이, 중형주 지수와 소형주 지수는 각각 1.11%, 2.98% 내렸다.
지수 상승세 역시 일부 시총 상위 종목이 상승을 견인하는 모양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상승 마감한 종목은 179개로, 하락 종목수(732개)에 크게 못미쳤다.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간 괴리도 커지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가 3%대 강세를 보였지만 코스닥은 2.3% 내리면서 1050.03에 장을 마감했다.
특히 지난달 말 모처럼 반등했던 이차전지 및 소재 업종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이날 삼성SDI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23% 하락했으며, SK이노베이션도 하루 새 2.52% 내렸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가 각각 4.61%, 6.19% 하락했다. 주도주 외 다른 업종으로 순환매 양상이 나타나다가도 다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주도주 쏠림이 강화되는 양상이다.
증권가에서는 주도주 중심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이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달 스페이스X 상장과 미국 FOMC 등 이벤트를 기점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하락 종목 대비 상승 종목 비율이 극단적으로 작아진다는 것은 시장의 모멘텀이 소멸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미국 시장에서는 보통 그 이후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정 연구원은 이어 “스페이스X의 상장은 기존의 시장 유동성을 흡수할 수 있고, 6월 FOMC 전후로는 새로운 연준 의장인 케빈 워시의 스탠스를 확인할 것”이라며 “향후의 이벤트를 감안하면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수급 쏠림 이후 기대수익이 낮아질 수 있는 상황으로 6월에는 수급 분산 또는 차익실현이 나타날 수 있다”며 “공격적인 베팅을 자제하고 변동성을 활용해 AI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공급망 전반의 병목 수혜가 나타나는 코어 자산을 매집해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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