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카드로 전락한 대만 안보
폭스 인터뷰서 “좋은 협상칩”
“대만 반도체기업 미국 와라”
대만 “안보약속 법에 명시돼”
양국 무역·투자위원회 설립
北문제엔 구체적 언급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4~15일 열린 미·중 정상회담이 끝나자마자 ‘대만 무기’를 양안(중국과 대만) 문제의 새로운 협상 카드로 꺼내들었다. 미국이 대만에 대규모 무기를 판매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중국과 대만 사이에서 유불리를 따지기 시작한 것이다.
대만을 향해서는 미국을 믿고 독립을 추진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며 대만 반도체 기업의 대미 투자를 노골적으로 요구했다. 중국을 겨냥해서는 무기 판매 승인 여부가 중국에 달려 있다며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트럼프 “美 믿고 대만 독립 추진 원치 않아”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는 매우 좋은 협상 칩”이라며 “나는 (무기 판매 승인을)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짚으면서 “누군가가 ‘미국이 우리를 밀어주니 독립하자’라고 말하는 상황은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독립 성향의 대만 라이칭더 정권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로 보이는 대목이다.
그는 또 “대만 반도체 기업들이 모두 미국으로 오면 좋겠다”며 “긴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게 훌륭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대만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만이 발전할 수 있었다”며 “임기 전까지 세계 반도체 산업의 40∼50%가 미국에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대만 반도체 기업의 대미 투자를 촉구한 셈이다.
앞서 미국으로 돌아오는 전용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주석과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에 관해 매우 상세히 논의했다”고 한 뒤 무기 거래에 중국의 개입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1982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발표한 ‘6대 보장’과 상충된다는 지적에는 “꽤 먼 과거”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중국을 의식한 듯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승인을 일시 보류했다”며 “(승인 여부는) 중국에 달려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 정부도 미국이 대만 독립을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밝혔다.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장관)은 지난 15일 오후 늦게 입장문을 내고 “(대만 문제에 있어) 미국 측이 중국의 입장을 이해하고 우려를 중시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와 마찬가지로 대만의 독립을 인정하거나 수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대만 외교부는 “대만과 미국 간 무기 매매는 미국이 ‘대만관계법’에 명시한 대만에 대한 안보 약속일 뿐만 아니라 역내 위협에 대한 공동의 억제”라며 “대만은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이래로 대만 해협 안보에 지속적인 지지를 해준 일과 앞서 발표한 무기 판매 금액이 사상 최고치에 달한다는 점에 감사한다”고 발표했다. 미국과의 협력 관계를 강조하며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美·中, 관세 인하·비관세 장벽 완화 합의
중국 상무부는 16일 “양국은 기존 협상 성과를 계속 이행하고 관세 문제에 관한 긍정적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무역·투자위원회를 설립하고 동일한 규모의 상호 관심 품목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기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농산물의 비관세 장벽과 시장 진입 문제를 해결하거나 실질적 진전을 추진할 것”이라며 “미국은 유제품과 수산물의 자동 압류 등 중국의 장기적 염려 해결을, 중국은 미국의 소고기 시설 등록과 가금육 대중 수출 등 미국의 우려 해소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고 했다.
또 중국 상무부는 미국산 항공기 구매와 미국 측의 항공기 엔진 및 부품의 대중 공급 보장 문제를 두고 양국이 일정한 합의를 냈고 관련 분야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미국산 대두와 보잉 항공기 200대를 매매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한 내용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다만 중국은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북한 문제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중국은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다”고만 언급했다.
中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 구축 성과”
왕 부장은 이번 회담에 대해 “중·미가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를 새로운 양국 관계의 위치로 설정했다”며 “양국 각자 발전의 중요한 시기에 열린 역사적 회동”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평화 공존은 중·미 양국의 최대공약수다. 양측 충돌과 대결의 결과는 어느 누구도 감당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중·미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는 △협력이 주가 되는 긍정적 안정 △경쟁에 정도가 있는 건전한 안정 △이견이 통제 가능한 일상화된 안정 △평화적이고 예측 가능한 항구적 안정으로 요약된다.
이에 대해 왕이웨이 중국인민대 교수는 “중·미 관계가 완전히 새로운 장에 접어들었다”며 “중국이 이번 경쟁에서 주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도 경의를 표하는 미국 대통령과 자신감에 찬 중국 지도자의 모습을 짚으며 이번 회담을 계기로 미국의 대중국 강경 노선이 무너졌다고 진단했다.
[베이징 = 송광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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