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판단 명백히 잘못 아니면
추가 조사 없이 뒤집으면 안돼”
제출된 증거가 동일하다면 1심의 유무죄 판단을 2심이 뒤집으려면 추가 증거조사를 거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지난달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에 돌려보냈다.
A씨는 자신의 개인채무 변제와 생활비에 사용할 목적으로 대학 동창인 피해자를 속여 2016년 5월~2020년 7월 사이 8회에 걸쳐 1억 3300만원 가량을 뜯어낸 혐의로 기소됐다.
개인 채무가 2억원가량 있는 상황에서 A씨는 피해자에게 ‘원금 보장과 고정 이율 수익금이 보장된사모펀드 상품에 가입하게 해주겠다’고 거짓말을 해 돈을 받아냈다. A씨는 피해자에게 약정한 이자와 수익금을 정기적으로 지급하다가 2022년 2월께부터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그가 피해자의 돈을 사모펀드 상품에 가입해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는데도 상대방을 기망했다고 보고 기소했다.
1심과 2심은 같은 증거를 보고 반대의 결론을 냈다.
1심에서는 검사의 증거만으로는 A씨의 사기 의도를 증명하기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피해자가 A씨에게 사모펀드 가입 증서나 계약서 작성을 요구하지 않다가 2022년에 이르러서야 요구한 점, 투자금을 사모펀드 회사가 아닌 A씨 개인계좌로 송금한 점, A씨가 정기적으로 수익금을 지급한 점 등이 근거가 됐다.
반면 2심은 A씨가 피해자로부터 받은 돈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으며, 두 사람이 투자금을 사모펀드에 투자했다는 전제로 대화를 나눈 정황 등에 주목해 A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판단의 근거가 된 증거는 1심과 동일했고, 공판은 단 한 차례로 끝났다.
대법원은 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됐다 볼 사정이 없는데도 2심이 추가 증거조사 없이 유무죄 판단을 뒤집었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추가 증거조사 없이 공판기일을 1회로 종결한 것도 공판중심주의, 직접 심리주의 원칙에 반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았다고 봤다.
대법원은 “피해자 신술의 신빙성을 배척한 1심 판단에 의문이 들더라도 곧바로 이를 뒤집을 것이 아니라 피해자를 증인으로 다시 신문해 추가 증거조사를 하는 등 절차를 거친 다음 신빙성을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한다”고 했다. 재판부가 석명권을 행사해 의문점에 대해 새로운 객관적 사유가 드러나는지를 심리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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