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20년 차에 첫 트로피’ 지소연, “한국서 우승하려고 놓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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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우호, 20년 만에 동아시안컵 우승
지소연, A대표팀 데뷔 20년 차에 첫 정상
"계속 버텨온 나에게 고생했다고 말하고파"

  • 등록 2025-07-17 오전 9:01:16

    수정 2025-07-17 오전 9:01:16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대한민국 여자 축구의 간판 지소연(시애틀 레인)이 대표팀 데뷔 20년 차에 첫 트로피와 입을 맞췄다.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여자부 대한민국 대 대만 경기. 2 대 0으로 승리하며 우승한 대한민국 대표팀이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소연은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여자부 최종 3차전에서 대만을 상대로 페널티킥 선제 결승 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1승 2무를 기록한 한국(승점 5)은 중국, 일본과 같은 승점을 쌓았다. 한국은 승점 동률 팀 간 경기 다득점에서 3골로 앞서며 중국(2골), 일본(1골)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여자 대표팀이 동아시안컵 정상에 선 건 여자부 경기가 도입된 2005년 이후 20년 만이다.

지소연도 A대표팀에서 처음 우승을 경험했다. 세계적인 선수로 해외 무대를 두루 누빈 지소연은 첼시(잉글랜드), 아이낙 고베(일본) 등에서 수많은 타이틀을 경험했다. 하지만 대표팀에서는 일본, 중국, 북한 등 세계적인 강팀이 동아시아에 몰려 있어 좀처럼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여자부 대한민국 대 대만 경기. 2 대 0으로 승리하며 우승한 대한민국 대표팀이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06년 10월 만 15세 나이에 A대표팀에 데뷔한 지소연은 대표팀 20년 차이자, A매치 169경기 만에 처음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소연은 경기 후 중계사 인터뷰를 통해 “우승까지 너무 오래 걸렸는데 기쁘다”며 “이번에 홈에서 우승하려고 여태까지 놓쳤나 보다”라고 웃었다.

그는 공동취재구역에서도 “대표팀 생활 20년째에 진짜 (트로피를) 들어 올렸는데 그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며 “계속 버텨온 나에게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소연은 후반 25분 페널티킥으로 0의 균형을 깼으나 미소 대신 굳은 표정을 보였다. 그는 “비기는 줄 알아서 너무 답답했다”며 “우리가 이기면 우승이라는 완벽한 시나리오로 앞 경기(중국-일본전)가 끝나서 선수들이 되게 좋아했고 그 들뜬 분위기가 전반에 계속 이어졌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하프타임에 (라커룸에서) 이대로 가면 우승 못 한다고, 정신 차리라고 소리 질렀다”며 “처음 함께 하는 어린 선수들은 놀라기도 했다”고 전했다.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여자부 대한민국 대 대만 경기. 한국 지소연이 페널티킥을 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여자부 대한민국 대 대만 경기. 한국 지소연이 페널티킥을 성공 시킨 후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페널티킥 역시 “차고 싶지 않았는데 자신 있는 사람 나오라니까 아무도 대답을 안 하더라”라고 밝혔다.

이날 우승 세리머니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린 건 주장 이금민(버밍엄 시티)이 아닌 지소연과 김혜리(우한), 맏언니들이었다. 지소연은 “당연히 언니들이 트로피를 들고 오는 걸로 얘기가 끝났다”며 “누구도 손댈 수 없었을 것”이라고 웃었다.

그는 “우승 세리머니를 할 때 눈물이 좀 나야 정상인데 그러지 않았다”며 “소속팀에서 우승을 많이 했는데 대표팀에서는 우리 선수들과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서 정말 감격스러웠다. 앞으로 이런 모습을 자주 보면 좋겠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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