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간다” vs “과열 경보”…반도체 훈풍에 1년간 앞자리 다섯번 바뀐 코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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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간다” vs “과열 경보”…반도체 훈풍에 1년간 앞자리 다섯번 바뀐 코스피

입력 : 2026.05.09 15:39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82% 내린 7,353.94에 거래를 시작했다.[연합뉴스]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82% 내린 7,353.94에 거래를 시작했다.[연합뉴스]

이른바 ‘만년 박스피(박스에 갇힌 코스피)’라고 오명을 받아오던 코스피가 ‘칠천피(코스피 7000)’ 시대를 열었다. 불과 1년 사이 1000 단위 지수선을 5차례나 돌파했다.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는 코스피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8000~9000선을 제시했다. 특히, 일각에선 장기적으로 1만피(코스피 10000포인트)까지 갈 수 있다는 파격 전망도 나오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부터 단기간에 역대급으로 급등했다. 코스피는 지난해 4월 9일 미국 관세 여파 당시 2293.70까지 하락했다가 6월 20일 다시 3000(3021.84) 선을 넘어섰다. 이후 4개월 만인 10월 27일 첫 4000선을 돌파했다.

이어 코스피 지수는 4000선에서 5000선(2025년 10월 27일 ~ 2026년 1월 27일)까지 3개월이 걸렸다. 5000선에서 6000선(올해 1월 27일 ~ 2월 25일)까지는 한 달 남짓에 불과했다. 이후 2개월여 만인 지난 6일 7000선 고지를 돌파했다. 코스피가 1000에서 2000이 되기까지 18년 4개월이 걸렸고, 2000에서 3000까지는 13년 5개월이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이로운 속도다. 올 들어 코스피 상승률은 75.23%로, 세계 주요 지수 가운데 독보적인 1위를 기록 중이다.

코스피 7000달성의 일등 공신은 반도체다.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시가총액의 약 47%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대만의 TSMC에 이어 아시아 2번째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하며 글로벌 순위 11위까지 올라섰다. SK하이닉스도 16위까지 올라섰다.

이에 증권가에선 두 기업에 대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SK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50만원과 3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재평가는 여전히 초입에 불과하다”면서 “주가 랠리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P/E는 각각 6.0배와 5.2배 수준이다. 한국 메모리에 대한 매수주체 확대를 감안하면 저평가 매력 부각은 아직 시작단계”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도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200만원에서 27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HBM3E 수요 확대 흐름은 엔비디아 중심의 사업 구조 속에서 공급자 우위 환경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하반기 6세대 HBM(HBM4) 출하가 본격화되면서 SK하이닉스의 올해 HBM 매출은 전년 대비 72% 증가한 54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 전망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연합뉴스]

증권가에선 반도체 수퍼사이클에 따른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연간 코스피 전망치를 제시한 증권사들은 대체로 올해 코스피 상단 범위를 7500~9000선으로 전망했다.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연간 코스피 전망치를 제시한 증권사는 NH투자증권(9000선)이다. 이어 신한투자증권도 8600선을 전망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주 평가 정상화만으로도 코스피 8000은 달성 가능하다”며 “반도체 온기가 산업재·증권·소비재 등으로 확산되면 8600도 가능하다”고 했다.

하나증권과 삼성증권은 각각 8470, 8400으로 제시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이익 모멘텀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글로벌 전반적으로 자본재, 소재, 정보기술(IT) 하드웨어 업종의 이익 모멘텀이 양호하다”며 “한국 증시도 자본재 비중이 낮지 않은 편이며 내수개선 등으로 소비재 업종 리레이팅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의 현재 12개월 선행 PER은 7.6배인데, 한국 증시가 경기순환 산업 비중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도 (7.6배는) 매우 낮다”고 진단했다.

장기적으로는 코스피 1만도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향후 AI 및 반도체 모멘텀이 더욱 확산되고 피지컬 AI 재평가가 강화되면서 버블 장세가 전개될 경우 1만피도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노무라증권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코스피 전망을 8000~9000으로 상향 조정했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지난 6일 보고서에서 한국 주식 시장을 아시아에서 ‘가장 선호하는 시장’(top market)으로 꼽으며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8000에서 9000으로 올렸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시장에 대해 아시아에서 “가장 확신하는 투자처(highest conviction view)”라면서 “반도체 메모리 업종의 높은 이익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을 고려하면 시장은 실적 지속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최근 급등 이후에도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에서 거래되고 있어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시장 일각에선 반도체 종목 편중과 단기 과열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논쟁이 커지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흔들릴 경우 한국 증시 전체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센터장은 “8~9월부터는 반도체 투자 심리 피크아웃 등이 대두될 수 있고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차익실현이 출현할 수 있어 가을철 조정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5~6월을 거치며 에너지발 물가의 2차 전이 속에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며 주요국의 매파적 색채가 짙어질 것”이라며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를 비롯해 비미국의 금리 인상 등 긴축 옵션을 열어 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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