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 펀치 맞았다" 줄줄이 곤두박질…일본 기업들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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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펀치 맞았다"…일본 기업, 관세·환율 '이중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올해 일본 주요 기업 실적이 줄줄이 곤두박질칠 것으로 전망됐다. 엔화 가치가 작년보다 오를 것이란 예상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수출 기업은 관세와 환율이라는 ‘더블 펀치’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소니그룹은 2025회계연도 순이익을 9300억엔으로 전망한다고 14일 발표했다. 오는 10월 스핀오프하는 소니파이낸셜을 제외한 전망치다. 지난해 금융 부문을 제외한 실적과 비교하면 순이익이 13%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게임과 반도체 부문은 호조세지만, 트럼프 행정부 관세에 따른 순이익 감소분을 1000억엔 반영했다.

"더블 펀치 맞았다"…일본 기업, 관세·환율 '이중고'

세계 1위 완성차 도요타자동차는 올해 순이익이 35% 급감한 3조1000억엔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역시 미국 관세 정책과 엔고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관세 영향은 4월과 5월만 해도 1800억엔 규모의 영업이익 감소 요인으로 계산했다. 도요타는 미국에서 지난 1년간 233만대를 판매했는데, 그중 약 50%가 수입 물량이다.

환율은 7450억엔 규모의 영업이익 감소 요인으로 예상했다. 연간 환율 전망을 달러당 145엔으로 작년 대비 엔고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엔화 가치가 달러당 1엔 오를 때마다 연간 영업이익이 500억엔 감소한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7엔 안팎에서 움직였다.

"더블 펀치 맞았다"…일본 기업, 관세·환율 '이중고'

아예 실적 전망을 포기한 기업도 많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닛산자동차는 올해 순이익 전망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미국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 탓이다. 지난해 닛산은 6709억엔 적자로 전환했다. 닛산은 생산 효율화를 위해 전 세계 공장을 17곳에서 10곳으로 감축하고, 전 직원의 15%에 해당하는 2만 명을 줄이기로 했다.

"더블 펀치 맞았다"…일본 기업, 관세·환율 '이중고'

파나소닉홀딩스도 직원 1만 명을 줄인다. 일본과 해외에서 각각 5000명씩 줄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그룹 구조 개편을 계기로 인사·경리 등 중복 업무 인력을 중점적으로 줄일 방침이다. 파나소닉 직원 수는 지난해 3월 기준 약 22만8000명이었으며, 감축 인원은 전체의 4%에 해당한다.

이번 인력 감축은 ‘IT 버블’ 붕괴로 적자를 기록했던 2001년과 달리 흑자 상황에서 추진된다. 파나소닉의 지난해 순이익은 3662억엔으로 집계됐다. 체력이 있을 때 구조 개혁을 가속해 수익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파나소닉은 지난 2월 가전제품 등을 ‘과제 사업’으로 정했고, 이들 사업 전망이 불투명할 경우 철수하거나 매각하기로 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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