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진짜 많으면 주식 안 한다?”...진짜 ‘싼 것’ 골라 사는 큰 손들 [경제교육 현장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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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진짜 많으면 주식 안 한다?”...진짜 ‘싼 것’ 골라 사는 큰 손들 [경제교육 현장르포]

업데이트 : 2026.06.28 09:34 닫기

지난 17일 김경우 대표가 서울문화고등학교에서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진화와 사모펀드(PEF)의 역할’ 강의를 하고 있다. 윤성아 인턴기자

지난 17일 김경우 대표가 서울문화고등학교에서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진화와 사모펀드(PEF)의 역할’ 강의를 하고 있다. 윤성아 인턴기자

지난 17일 오후 서울 도봉구 서울문화고의 한 강의실. 주식은 익숙하지만 사모펀드는 다소 낯설게 느끼는 학생들 앞에서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진화와 사모펀드(PEF)의 역할’을 주제로 한 특별 강연이 열렸습니다. 1~3학년 학생 20여 명은 금융 전문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강연을 맡은 김경우 EKK 파트너스 대표는 전 JP모건과 모건스탠리 임원, 우리PE 대표를 거쳐 현재 사모펀드 회사를 운영하는 금융 전문가입니다. 김 대표는 “사모펀드는 어렵고 특별한 금융 상품처럼 보이지만 사실 우리 생활과 경제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강연의 문을 열었습니다.

우리가 자주 찾는 프랜차이즈 치킨집이나 즐겨 보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도 사모펀드의 투자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설명이었죠. 사모펀드란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합니다. 김 대표는 사모펀드가 등장하게 된 배경부터 국내에 정착하기까지의 과정을 학생들 눈높이에 맞춰 풀어냈습니다.

사모펀드가 등장하게 된 배경으로는 자본시장의 특성이 제시됐습니다. 주식시장에는 기업과 투자자 사이의 정보 격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만약 어떤 기업의 중요한 정보를 일부 사람만 먼저 알 수 있다면 일반 투자자들은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일반 투자자가 참여하는 주식시장에는 정보 공개 의무와 공시 제도 등 다양한 규제가 마련돼 있다”며 “특정 투자자만 정보를 독점하거나 주가를 인위적으로 움직여 이익을 얻는 행위를 막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사모펀드는 전문성을 갖춘 소수의 투자자가 참여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고 투자 방식도 자유로운 편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한국 사모펀드의 역사도 다뤄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외환위기)을 계기로 외국 자본이 국내 기업과 은행을 인수하기 시작하면서 사모펀드가 널리 알려지게 됐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외환은행과 론스타가 언급됐는데요.

김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는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외국 자본이 국내 기업과 은행을 인수하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사모펀드라는 존재가 널리 알려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2003년 경영이 어려워진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약 10년 동안 보유하다 매각해 큰 수익을 거뒀다”며 “당시 약 1조5000억원을 투자했는데 이후 약 4조원 규모를 회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원금을 제외하고도 3조원 이상의 수익을 거둔 셈”이라며 “이 사례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사모펀드 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관련 제도가 발전하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학생들은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도 수조 원 규모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설명에 놀라움을 보이며 강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화제는 자연스럽게 사모펀드가 우리 경제에서 수행하는 역할로 이어졌습니다.

김 대표는 사모펀드가 단순히 기업 지분을 사고파는 데 그치지 않고 경영 효율화와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강연이 끝난 뒤에는 학생들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한 학생이 “사모펀드에 투자할 때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점이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진짜 전문가들은 당장 눈앞의 높은 수익률만 보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얼마나 꾸준히 좋은 성과를 내왔는지, 또 자금을 운용하는 전문가들이 안정적으로 팀을 유지하고 있는지 등을 꼼꼼히 살핀다”며 운용역의 신뢰와 전문성이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고수익 이면에 존재하는 위험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습니다. 김 대표는 “투자의 결과는 신만이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듯 아무리 좋아 보이는 기업이라도 예상치 못한 시장 변화로 실패할 수 있다”며 “위험을 항상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판단하는 것이 투자의 기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강의를 들은 장유나 학생(3학년)은 “어렵게만 느껴졌던 사모펀드가 어떻게 시작됐고 우리 경제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앞으로 투자와 금융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보고 싶어졌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배윤경 기자·윤성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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