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 기반을 두고 5300억원 대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온 범죄 조직 32명을 검찰에 넘겼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체육진흥투표권 발행)과 도박 공간개설 등 혐의로 총책 A 씨(40대)와 홍보실장 B 씨(30대) 등 모두 13명을 구속 송치하고, 나머지 19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 사무실 4개를 두고 불법 도박 사이트 8곳을 개설했다. 이후 5300억원대 도박 공간을 운영하고 271억원에 이르는 범죄 이익을 거둔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사이트 이용자는 10대부터 50대까지 4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소년으로 추정되는 계좌도 확인돼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이들은 기업형 구조 방식을 도입해 홍보팀과 운영팀을 나눠 사이트를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적에 따라 홍보팀과 운영팀에 인센티브를 지급했고, 사이트를 합병하거나 구조조정도 실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홍보팀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를 통해 10대 청소년에게 “돈을 주겠다”고 접근한 뒤 청소년 계정으로 불법 사이트를 홍보 하기도 했다.충남 경찰은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 공조 등 수개월간의 집중 수사로 범죄 조직을 일망타진하고, 범죄수익금 91억여 원을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했다.
신종원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은 “사이트 운영자 뿐아니라 상습적으로 이용한 도박자 20여명을 붙잡아 조사 중에 있다”며 “10월 말까지 불법 사이버 도박사이트 근절을 위한 특별단속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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