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제이홉이 무대고, 무대가 곧 제이홉.’
그룹 방탄소년단(BTS) 제이홉이 다시 한번 무대에서 빛났다. 월드투어 대장정의 마무리를 짓는 앙코르 콘서트에서다. 방탄소년단 제이홉이자 솔로 아티스트 제이홉의 다채로운 음악과 퍼포먼스를 눈과 귀로 생생하게 만끽할 수 있었다. 특히 방탄소년단의 데뷔일(6월 13일)에 맞춰 열린 첫날 공연에는 멤버 정국, 진이 깜짝 게스트로 출격, RM·뷔·지민·슈가는 객석에서 공연을 지켜보는 등 남다른 의리를 보여줘 방탄소년단 완전체 컴백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제이홉은 13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월드투어 앙코르 콘서트 ‘제이홉 투어 홉 온 더 스테이지 파이널’(j-hope Tour ‘HOPE ON THE STAGE’ FINAL) 1일 차 공연을 성료했다. 3시간의 러닝타임 동안 무려 30곡을 생라이브로 열창한 제이홉은 첫 곡 ‘왓 이프...’부터 마지막 곡 ‘퓨처’까지 단 한 무대도 놓치고 싶지 않을 만큼 최고의 퀄리티 있는 무대를 선사했다. 티켓 오픈과 동시 전석 매진된 이번 공연은 회당 2만 7000명, 이틀간 5만 4000명이 제이홉의 공연을 관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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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사진=빅히트 뮤직) |
‘제이홉 투어 홉 온 더 스테이지 파이널’은 지난 2월 서울 케이스포돔을 시작으로 총 15개 도시에서 31회 공연으로 약 47만 명의 관객을 만났다. 특히 K팝 솔로 가수 최초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BMO 스타디움에 입성해 의미 있는 족적을 남겼다. 제이홉은 피날레를 장식하는 공연인 만큼 기획과 구성, 연출은 물론 안무, 의상, 소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에 참여했다.
공연명인 ‘홉 온 더 스테이지’는 무대 위의 제이홉을 뜻하는 동시에 희망과 소원, 꿈이 무대에서 실현된다는 상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무대가 근본인, 무대가 전부인 제이홉의 음악을 ‘야망’(Ambition), ‘꿈’(Dream), ‘기대’(Expectation), ‘상상’(Fantasy), ‘소원’(Wish) 총 5개 테마로 담아냈다.
무대도 역대급 스케일을 자랑했다. 지난 2월 서울 콘서트에서 처음 선보인 총 25개의 리프트로 구성된 메인 무대가 다시 등장, 제이홉의 음악과 퍼포먼스에 맞춰 리프트의 높이와 배열이 실시간으로 변화해 역동적인 연출을 완성했다. 특히 리프트의 4면을 감싼 LED에도 여러 그래픽을 띄워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이밖에도 제이홉의 열정적인 에너지가 연상되는 화약과 불기둥, 레이저, 에어샷, 워터 캐논, 불꽃놀이 등 다채로운 연출은 공연을 보는 맛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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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과 정국(사진=빅히트 뮤직) |
포문은 ‘왓 이프....’가 열었다. 강렬한 레드로 물든 리프트 무대에서 솟아 오른 제이홉은 화려한 불꽃과 아미밤의 빛, 2만 7000명의 떼창을 피처링 삼아 무대를 꾸미기 시작했다. ‘판도라스 박스’에 이어 선보인 ‘방화’ 무대에선 라이타를 켬과 동시에 무대에서 화염이 발사돼 소리와 빛, 온도로 무대를 만끽할 수 있었다.
제이홉 월드투어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공연인 만큼 아미(팬덤명)는 역대급 호응으로 공연장을 꽉 채웠다. 귀가 찢어 져라 소리를 지르고, 주요 노랫말을 AI처럼 또렷하게 떼창하는 등 ‘월드 클래스’ 방탄소년단 못지않은 ‘월드 클래스’ 팬덤 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제이홉은 첫 테마 ‘야망’에서 첫 솔로앨범 ‘잭 인 더 박스’의 수록곡들을 선보였다. 틀을 깨고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한 초창기 솔로 아티스로서의 정체성과 내면의 열망을 무대 위에 꺼내놨다. ‘스톱’에 이어 더블 타이틀곡 ‘모어’에 이르기까지 아미들의 열정적인 호응에 제이홉도 환한 미소를 연신 지었다. 오죽하면 제이홉이 “오늘 심상찮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어진 ‘꿈’ 테마에서는 락킹(Locking), 하우스(House), 팝핑(Popping) 등 다양한 장르의 댄서들과 함께 꾸미는 무대를 통해 제이홉의 음악적 뿌리이자 원동력인 ‘스트리트 댄스’의 본질을 담았다. ‘온 더 스트리트’를 비롯해 ‘록/언록’, ‘아이 돈트 노우’까지 제이홉은 자유분방한 몸짓으로 무대를 훨훨 날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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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사진=빅히트 뮤직) |
‘아이 원더...’ 무대에선 깜짝 게스트가 등장했다. 이틀 전에 전역한 정국이 무대에 오른 것이다. 제이홉은 정국과 함께 ‘아이 원더...’를 열창한 뒤 정국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정국은 솔로곡 ‘세븐’ 무대를 선보였고, 무대 중간에 제이홉이 다시 등장해 랩 파트를 소화하는 등 끈끈한 의리를 보여줬다. 정국은 “아미 여러분 너무 보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힌 뒤 “오랜만에 여러분 앞에서 무대할 수 있어 좋다”고 말하며 미소지었다.
‘기대’ 테마에서는 제이홉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곡을 선사했다. 공연 당일인 13일에 발매한 따끈따끈한 신곡 ‘킬린 잇 걸’(Killin’ It Girl, feat.GloRilla) 무대를 전 세계 최초로 공개했고, 3부작 프로젝트인 ‘모나리자’, ‘스위트 드림스’까지 올해 선보인 솔로곡들을 선보였다. 이날 첫 공개된 ‘킬린 잇 걸’은 제이홉다운, 제이홉스러운, 그러면서도 제이홉의 고혹적인 섹시미를 잘 담아낸 곡과 퍼포먼스였다. 특히 여성 댄서와 함께 한 페어 안무는 아찔한 매력을 선사하기까지 했다. 여기에 ‘마이크 드롭’, ‘뱁새’, ‘병’ 등 방탄소년단 메들리가 더해져 이후 완전체 컴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어진 ‘데이드림’, ‘치킨 누들 수프’, ‘홉 월드’에선 전 관객이 자리에서 일어나 방방 뛰며 무대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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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과 진(사진=빅히트 뮤직) |
앙코르는 방탄소년단 데뷔 12주년 기념일 당일에 열린 공연인 만큼 특별하게 준비했다. 앙코르 첫 곡으로 방탄소년단의 대표곡인 ‘봄날’을 선곡한 것. 여기에 ‘맏형’ 진이 무대에 깜짝 등장해 제이홉과 함께 ‘봄날’을 열창했다. 진과 제이홉이 두 손을 꼭 잡고 함께 부르는 모습은 진한 감동과 여운을 선사했다. 현장에 운집한 아미들도 귀가 찢어질 듯 함성을 지르며, ‘봄날’을 함께 떼창했다.
진은 이어서 최근 발매한 솔로곡 ‘돈트 세이 유 러브 미’를 부른 뒤 정국, 제이홉과 함께 ‘자마이스 부’(Jamais Vu)를 열창했다. 이 무대는 2020년 온라인 콘서트 ‘방방콩 더 라이브’ 이후 처음 선보이는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남달랐다. 앙코르 무대인 ‘이퀄 사인’, ‘퓨처’, 마지막 무대인 ‘뉴런’은 뉴 잭 스윙(New jack swing) 버전으로 편곡해 선보였다.
제이홉은 “방탄소년단 데뷔일인 6월 13일에 첫 월드투어 파이널 공연을 할 수 있어 너무 영광”이라며 “멤버들은 정말 소중한 존재다. 그들이 없었다면, 또 지금 객석을 꽉 채워준 아미 여러분이 없었다면 BTS도 없었고 제이홉도 없었을 거다. 이 자리에 함께해줘 정말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제이홉은 “멤버들이 군 복무를 다 끝내고 돌아오는 시점이 됐다”며 “여러분께 보여드릴 게 정말 많을 거다. 더 열심히 잘 준비해서 꼭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제이홉 투어 홉 온 더 스테이지 파이널’ 공연은 내일(14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