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속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한 내부 불만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경제난과 생활 통제 강화,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습까지 겹치면서 ‘전쟁은 먼 이야기’라고 여겨왔던 러시아 사회 분위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2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푸틴 대통령 측근과 러시아 재계 인사, 서방 정보당국 관계자 등을 인용해 “쿠데타 가능성이 임박했다는 해석은 과장됐지만, 지금이 푸틴 집권 기간 중 가장 어려운 시기 중 하나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보도했다.
특히 러시아 엘리트층 내부에서 전쟁 장기화에 대한 피로감과 회의론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재계 관계자는 가디언에 “올해 들어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다”며 “푸틴 대통령에 대한 깊은 실망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일 갑자기 모든 것이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무의미하고 자멸적인 결정이 계속되고 있다는 인식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공개 비판을 자제해왔던 정치권에서도 이례적인 발언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 독립언론 메두자에 따르면 러시아 야당인 공산당 소속 레나트 술레이마노트 국가두마(하원) 의원은 최근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장기간 특별군사작전을 견딜 수 없을 것”이라며 “가능한 한 빨리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측근들은 푸틴 대통령이 연말까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장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마무리하기 전에는 멈출 생각이 없다”고 전했다.
또 푸틴 대통령이 지난 9일 전승절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전쟁이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발언 역시 종전 협상보다는 군사적 돌파구를 준비하고 있다는 의미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내부에서는 전쟁 피로감뿐 아니라 강화되는 통제에 대한 반감도 커지고 있다. 가디언은 러시아 당국이 최근 텔레그램 등 주요 메시징 애플리케이션 차단을 확대하면서 사회 불만이 더욱 커졌다고 분석했다.
크렘린궁 관계자는 “최근 저녁 식사 자리에서는 모두 인터넷 접속 문제만 이야기한다”며 지금 러시아는 북한에 가까워지고 있고, 오히려 중국이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 상황도 민심 악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러시아 국영 여론조사기관은 지난 4월 러시아 국민 행복지수가 1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세금 인상에 항의하는 소상공인과 인터넷 차단에 불만을 토로하는 시민들, 대규모 가축 살처분 조치에 반발하는 시베리아 축산업자들의 영상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푸틴 체제를 위협할 수준의 정치적 균열이 현실화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크렘린궁 관계자는 “엘리트층의 불만과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정권 위기로 보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푸틴 대통령은 여전히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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