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수4구역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지난 5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고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확정했다. 조합원 753명 중 620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롯데건설이 449표를 얻어 169표에 그친 대우건설을 크게 앞섰다.
성수4구역은 공사비만 약 1조3628억 원에 달하는 대형 재개발 사업이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일대에 최고 64층, 1439가구 규모의 한강변 랜드마크 단지를 짓는 사업으로, 롯데건설은 ‘르엘’, 대우건설은 ‘써밋’ 브랜드를 내세워 맞붙었다.
시공사 선정은 끝났지만, 수주전 과정에서 불거진 금융·사업 조건 논란은 부담으로 남았다.쟁점이 된 건 롯데건설이 입찰 과정에서 제안한 ‘최저 이주비 20억 원’ 조건이었다. 재개발 이주비는 통상 조합원이 보유한 기존 주택의 가치를 담보로 금융기관이 대출해주는 구조다. 담보가치가 높을수록 받을 수 있는 대출액도 커지는 방식이다.
롯데건설은 성수4구역 입찰에서 담보인정비율(LTV) 100%에 최저 이주비 20억 원, 조합 요청 시 증액 보장 조건을 제안했다. 대우건설은 이를 두고 일부 조합원의 종전자산 평가액을 초과해 입찰지침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성동구청도 해당 조건에 위법 소지가 있다고 봤다. 구청은 조합원 입장에서 담보가치 여부와 관계없이 최소 20억 원의 이주비가 보장되는 것으로 인식하게 할 의도로 해석될 수 있어 입찰지침에 위배되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조합 측에 전달했다.이에 조합은 롯데건설과 대우건설 양측이 서로 위법이라고 주장한 조건들을 비교표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롯데건설의 경우 최저 이주비 20억 원,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수수료 전액 부담, 해외설계 협업비용 30억 원 추가 부담 조건이 빠졌다. 대우건설은 추가이주비 금리차로 인한 금융비용 부담, 대안설계 인허가 비용 20억 원 부담, 매달 15억 원 지체보상금 부담 조건이 제외됐다.결국 논란이 된 조건들은 최종 비교표에서 빠졌고, 조합은 총회를 예정대로 진행했다. 롯데건설은 압도적인 표 차이로 시공사에 선정됐지만, 업계에서는 조건 삭제 과정 자체가 이번 수주전의 절차적 부담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조합원 기대를 자극했던 금융 조건이 최종 비교표에서 빠진 만큼, 향후 본계약과 금융약정 과정에서 조합원들에게 적용될 조건이 어떻게 확정될지가 추가 검증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합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도 숙제로 남았다.
수주전 과정에서 조합 관계자가 특정 시공사의 설계안이 서울시와 추가 협의가 필요해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일부 조합원들은 조합이 객관적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특정 시공사의 제안을 먼저 평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재개발 사업에서 조합은 입찰 절차를 관리하고 양측 시공사에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 설계와 금융조건, 사업성은 각 시공사가 직접 설명하고 조합원이 판단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 만큼 조합이 특정 제안의 장단점을 먼저 설명하거나 사업 지연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절차적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조합 측은 조합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이었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공공지원 방식의 정비사업일수록 조합의 중립성과 절차적 신뢰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성수4구역은 이번 수주전에서도 홍보요원 행정지도, 설계도서 제출 논란, 비교표 날인 문제, 이주비 조건 등을 둘러싸고 여러 차례 잡음이 이어졌다.
압도적인 표 차이로 경쟁은 마무리됐지만 총회 이후 계약 조건이 어떻게 확정될지, 논란이 됐던 금융조건의 여진이 남을지, 흔들린 조합의 절차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도 지켜봐야 할 과제로 남았다.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

5 days ago
11








![[속보] 北, 韓·EU성명에 “체제존중 위장 내던져…韓 적대 원칙 불변”](https://pimg.mk.co.kr/news/cms/202606/13/news-p.v1.20260613.89255ddca2b0487c98e7f979e85a8a39_R.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