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송재영과 구승민, 김상수(왼쪽부터).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4연승, 그리고 2위 자리를 지키려는 의지였을까. 롯데 자이언츠가 홈 6연전의 첫날 투수 총력전을 펼치며 재역전승을 이끌었다.
롯데는 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4-3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4연승을 질주 중인 롯데는 시즌 전적 20승 13패(승률 0.606)를 기록, LG 트윈스에 이어 올 시즌 2번째로 20승 고지를 밟은 팀이 됐다. 공동 2위 자리를 유지한 롯데는 또한 같은 날 패배한 선두 LG와 0.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이날 롯데는 초반부터 득점이 나오며 좋은 흐름을 가져갔다. 1회말 롯데는 1사 후 고승민이 NC 선발 최성영과 6구 승부 끝에 우익수 옆으로 향하는 2루타를 터트려 기회를 잡았다. 이어 빅터 레이예스가 중견수 옆쪽으로 가는 2루타를 연달아 만들어내면서 선취점을 올렸다. 4번 나승엽이 볼넷으로 살아나가며 1사 1, 2루 기회를 이어간 롯데는 윤동희가 중견수 앞 적시타를 터트려 2루 주자 레이예스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하지만 이후 롯데 타선은 차게 식었고, 그 사이 NC의 반격이 시작됐다. 그나마 선발 나균안이 6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막아줬지만, 7회 주자 2명을 내보낸 후 마운드를 내려갔다. 롯데는 필승조 정철원을 올려 7회는 잘 막아냈지만, 8회를 넘기지 못했다.
정철원은 8회초 한석현의 볼넷과 권희동의 2루타로 무사 2, 3루 위기에 놓였다. 이어 바뀐 투수 정현수를 상대로 김주원의 내야 땅볼로 한 점을 내줬고, 박민우가 볼넷으로 나갔다. 롯데는 위기를 넘기기 위해 마무리 김원중에게 5아웃 세이브를 맡기는 초강수를 뒀다. 김원중은 맷 데이비슨을 우익수 얕은 플라이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기는 듯했다.
NC 박민우(왼쪽)가 2일 사직 롯데전에서 8회초 김원중의 폭투 때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
하지만 손아섭을 고의4구로 걸러 만루가 된 상황에서 서호철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 2-2 동점이 됐다. 이어 김형준 타석에서 폭투를 저지르며 끝내 역전을 당하고 말았다.
그래도 롯데는 8회말 1사 후 황성빈과 고승민이 연속 안타를 터트렸고, 레이예스의 몸에 맞는 볼로 만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4번 나승엽이 1루수 키를 살짝 넘기는 2루타를 터트려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4-3으로 경기를 다시 뒤집는 순간이었다.
9회초 수비에서 롯데는 좌완 송재영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는 9번 한석현과 6구 승부 끝에 1루수 파울플라이를 유도했다. 이대로 가는 듯했지만, 롯데는 곧바로 투수를 구승민으로 교체했다. 구승민은 첫 타자인 대타 박시원에게 2루타를 맞기는 했지만, 김주원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 2아웃을 만들었다.
그런데 롯데는 다시 한번 투수를 베테랑 김상수로 교체했다. 9회초에만 3번의 투수교체를 단행한 것이다. 김상수는 3번 박민우에게 초구부터 시속 146km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꽂았고, 결국 2루수 땅볼을 유도하면서 경기를 이길 수 있었다.
이렇듯 쥐어짜내듯 총력전을 펼친 것은 선수들에게 분명한 메시지가 됐다. 이날 롯데 선발이었던 나균안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9회 상황에 대해 "약간 놀라긴 했는데, 그래도 흘러가는 분위기를 봤을 때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이 얘기를 안 해도 움직이시면 선수들이 미리미리 알고 있기 때문에 이길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 같다"고 했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은 "중간투수들도 잘 막으려다 보니 조금 조급했던 것 같다"면서도 "어려운 경기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가지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잘 쫓아간 점을 칭찬하고 싶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롯데 김상수가 2일 사직 NC전에서 9회초 마지막 아웃을 잡은 후 포효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