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득점 없지만 ‘도움 1위’ 손흥민 “월드컵 위해 골 아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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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축구팀 훈련캠프 합류
카타르 이어 2회 연속 월드컵 주장
“팀 위한 플레이 하면 골은 따라와
감독님처럼 멋진 축구여정 만들것”

한국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27일 미국 유타주 헤리먼의 자이언스 뱅크 트레이닝 센터에서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헤리먼=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한국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27일 미국 유타주 헤리먼의 자이언스 뱅크 트레이닝 센터에서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헤리먼=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농담으로 월드컵을 위해 골을 아껴뒀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한국 축구 대표팀 간판 공격수 손흥민(34·LA FC)의 표정은 밝았다. 손흥민은 27일 2026 북중미 월드컵 사전캠프 훈련이 진행 중인 미국 유타주 헤리먼의 자이언스 뱅크 트레이닝 센터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올 시즌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13경기를 뛴 손흥민은 마수걸이 골을 터뜨리지 못한 채 26일 한국 대표팀에 합류했다. 소속 클럽팀 로스앤젤레스(LA) FC에서의 부진한 득점력이 월드컵까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 하지만 손흥민 스스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골은 없지만 9도움으로 이 부문 공동 1위에 올라 있는 손흥민은 “팀이 어떻게 더 잘할 수 있을지를 먼저 생각하다 보면 (득점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나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선수 생활을 해왔다”고 말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출전을 앞둔 그는 “월드컵 무대를 멋지게 즐기겠다”고 말했다. 이날 처음으로 한국 대표팀의 사전캠프 훈련에 참가한 손흥민(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동료들과 함께 러닝을 하는 모습. 헤리먼=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2026 북중미 월드컵 출전을 앞둔 그는 “월드컵 무대를 멋지게 즐기겠다”고 말했다. 이날 처음으로 한국 대표팀의 사전캠프 훈련에 참가한 손흥민(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동료들과 함께 러닝을 하는 모습. 헤리먼=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말만 그런 게 아니었다. 이날 처음 대표팀 사전캠프 훈련에 참가한 손흥민은 훈련 내내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자처했다. 공 돌리기 훈련을 할 때 손흥민은 장난스러운 말투로 후배들을 향해 “더 빨리 좀 해봐!”라고 외쳤다. 손흥민의 지적에 황희찬(울버햄프턴), 조유민(샤르자·이상 30)은 웃음을 터뜨렸다.

작년 8월 토트넘(잉글랜드)을 떠나 LA FC로 이적한 손흥민은 올해 팀이 나선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에서 고지대 경기를 치른 경험이 있다. 해발 2000m 이상에 위치한 경기장에서 두 경기를 뛰었던 손흥민의 경험은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1, 2차전을 해발 1600m에 자리한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치르는 홍명보호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손흥민은 “고지대 경기장을 안방으로 쓰는 선수들도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면서 (고지대 경기가)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 경기 뒤 데이터를 살펴봐도 선수들이 평소보다 많이 뛰지 못하고 체력 소모가 심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8년부터 주장 완장을 차고 있는 손흥민은 한국 대표팀의 ‘최장수 캡틴’이다. 한국이 16강까지 올랐던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주장을 맡게 된 그는 한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두 대회 연속 월드컵 주장’이란 타이틀을 얻게 됐다. 손흥민은 이날 공개된 국제축구연맹(FIFA) 인터뷰에서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주장으로 팀을 이끈 홍명보 감독님처럼 나도 이번 월드컵에서 멋진 여정을 만들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감독(57)은 한일 월드컵에서 대표팀 주장이자 수비의 중심으로 맹활약하며 ‘4강 신화’를 이뤄냈다.

손흥민은 4년 전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득점포가 침묵했다. 눈 주위 뼈 골절로 안면 보호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나선 탓에 날카로운 슈팅과 드리블을 보여주지 못했다. 손흥민은 “(올해는) 아픈 곳 없이 월드컵을 준비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기쁘다. 카타르 월드컵보다 팀이 더 높은 곳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2014 브라질,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선 각각 1골과 2골을 터뜨렸다. 그는 안정환(50), 박지성(45·이상 은퇴)과 함께 역대 한국 남자 선수 월드컵 통산 득점 공동 1위(3골)에 자리하고 있다. 손흥민이 자신의 네 번째 월드컵인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 골 이상을 넣으면 이 부문 단독 1위가 된다. 또한 손흥민이 이번 월드컵에서 매 경기 출전하면서 한국 대표팀을 역대 방문 월드컵 최고 성적인 8강까지 이끌면 홍 감독과 함께 역대 한국 남자 선수 중 월드컵 경기 출전 횟수 공동 1위(16회)가 된다. 손흥민은 앞선 세 차례 월드컵에서 10경기를 소화했다.

홍 감독과 함께했던 2014 브라질 월드컵 때 막내였던 손흥민은 조별리그 탈락 후 그라운드 위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기쁨의 눈물을 흘릴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손흥민은 “월드컵을 할 때면 항상 어린아이가 되는 것 같다. 감정적인 부분은 숨길 필요가 없다”면서 “최선을 다해 후회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나라를 대표해 출전하는 월드컵 무대를 멋지게 즐기겠다”고 말했다.

헤리먼=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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