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로 불린 여자들을 불러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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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로 불린 여자들을 불러내다

입력 : 2026.03.12 17:43

아라리오 박영숙 유고전
손가락질 받던 여성 소환해
가부장제 통념 정면 비판

사진설명

살림과 육아의 난장판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매니큐어를 칠하고 단장한 여성이 정면을 쏘아본다. 또 다른 사진 속 여성은 아기라도 되는 양 베개를 소중히 끌어안은 채 초점 없는 눈으로 허공을 응시한다. 한복 저고리를 풀어헤친 채 실성한 듯 웃음을 터뜨리는 여성도 있다.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미친년'이라 손가락질하며 격리하고 가두려 했던 여성들의 모습이 전시장 벽면을 가득 채웠다. 한국 여성미술사의 상징작으로 자리 잡은 고(故) 박영숙 작가(사진)의 '미친년들' 연작이다.

한국 페미니즘 사진의 대모이자 선구자로 불리는 박영숙 작가의 작업 세계를 총망라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해 10월 작가가 별세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유고전 '보라, 저 여자가 노래하고 춤춘다'가 서울 종로구 아라리오갤러리에서 열린다.

전시의 중심인 '미친년들' 연작은 1999년 여성미술제 '팥쥐들의 행진' 전시 당시 제작된 것으로, 사회적 통념에 의해 터부시돼온 여성들을 전면에 소환한다. 박영숙의 카메라가 응시하는 여성들은 수동적이지 않다. 여성 신학자 정현경 교수 등을 모델로 한 '내 안의 마녀' 시리즈는 창의적이고 당당한 여성상을 통해 '마녀'라는 멸칭을 주체적 존재의 상징으로 탈바꿈시켰다. 전시는 4월 18일까지.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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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박영숙 작가의 '미친년들' 연작이 서울 아라리오갤러리에서 전시되고 있으며, 이는 한국 여성미술사의 중요한 상징으로 여겨진다.

작가는 사회적 통념에 의해 격리되어 온 여성들의 모습을 카메라로 포착하며, '내 안의 마녀' 시리즈를 통해 주체적 여성상을 표현하였다.

이번 유고전은 작가의 작업 세계를 총망라하는 자리로, 4월 18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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