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문화부의 인사 담당 고위공무원이 면접 여성 수백명에게 이뇨제를 몰래 먹인 뒤 피해자들이 고통받는 모습을 즐기면서 사진 촬영까지 한 가학적 범죄가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의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문화부 인사 담당 고위공무원을 지낸 크리스티앙 네그르는 2009년부터 2018년까지 면접이나 회의 등을 미끼로 여성들을 유인한 뒤 이뇨제를 탄 음료를 제공했다.
그는 산책하자는 등의 핑계를 대며 화장실을 찾기 어려운 야외로 여성들을 유인했고, 이들이 화장실을 찾으며 고통과 굴욕감을 겪는 모습과 노상 방뇨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특히, '실험 P'라는 제목의 엑셀 파일까지 만들어 피해자 181명을 만난 경위와 반응을 상세히 기록하기도 했다.
네그르는 2010년께부터 2016년까지 프랑스 문화부 본부에서 인사정책 담당 부국장을 지냈고, 이후 프랑스 북동부 그랑데스트 지방을 관할하는 지역문화업무청(DRAC) 부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8년에는 회의 도중 책상 아래로 여성의 신체 사진을 몰래 촬영하다가 들통나 직위해제된 후 면직된 그는 2019년에 정식으로 기소됐다.
피해 여성 중에는 급히 화장실을 찾던 중 옷이 젖어 수치심을 겪은 사례가 많았고, 신체 부위 손상, 출혈,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으로 지속적 고통을 겪은 경우도 드물지 않았다.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음에도 네그르는 작년 여름까지 '베르나르 장르'라는 가명으로 대학에서 인사관리 강의를 했고, 컨설턴트로도 일하기도 했다.
여성단체 홈페이지에 실린 사진을 보고 그의 정체를 알아챈 학생들은 학교 당국에 신고했다.
프랑스 수사 당국은 "피해자들을 접촉하고 고소 의사를 파악하는 등 추가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아직 재판이 열리지 않고 있다"면서, "올해 말까지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네그르가 저지른 성범죄의 잠재적 피해자 수는 248명이며, 그중 180명이 법적 절차에 공식적으로 참가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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