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 잃은 벤처 AI·반도체만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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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 4월 6일 오후 5시 10분

올해 1분기 국내 스타트업이 받은 투자금 2조원 중 절반가량이 소수 인공지능(AI)·반도체 기업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벤처투자 시장 조성에 열을 올리고 있음에도 시장의 온기가 스타트업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벤처투자 분석 플랫폼 더브이씨에 따르면 한국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은 올해 1분기 2조1814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2025년 분기 평균(1조6962억원)보다 유치액이 28.6% 늘었다. 하지만 투자 건수는 감소했다. 1분기 투자를 받은 기업은 238곳으로 지난해 분기 평균(314곳)에 미치지 못했다.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은 지난달 6400억원 규모의 프리기업공개(IPO)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국민성장펀드(2500억원)와 산업은행(500억원)에서 정책자금 총 3000억원, 미래에셋그룹 등에서 민간 자본 3400억원이 들어왔다. 1분기 전체 투자금 가운데 약 29%가 리벨리온으로 쏠린 셈이다. 리벨리온을 포함해 1분기에 AI와 반도체 스타트업으로 향한 투자금은 9838억원으로 전체의 45.1%였다. 지난해 이 비중은 23.4%였다. 2분기에도 이런 쏠림 현상은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 대표 AI 반도체 기업으로 꼽히는 퓨리오사AI가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다.

벤처캐피털(VC)업계는 투자금 회수(엑시트) 길을 넓히지 않다 보니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한 VC 대표는 “벤처투자를 장려한 결과 자금 공급은 넘치지만 인수합병(M&A) 시장 부재, 모자기업 중복 상장 제한 등으로 회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로 범위를 넓혀도 스타트업 투자 양극화 현상이 심해졌다. 크런치베이스는 세계 벤처 투자금이 지난 2월에만 1890억달러(약 284조원) 모인 가운데 이 중 83%가 세 기업에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오픈AI가 1100억달러(약 165조원), 앤스로픽이 300억달러(약 45조원)를 유치했다. 알파벳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가 유치한 투자금도 160억달러(약 24조원)였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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