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퇴사해서 학원 망할판”...천만원 청구한 발레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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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학원 강사 중도 퇴사에 수강생들 그만둬
학원장 "무단퇴사로 손해" 수강료 등 천만원 청구
법원 “퇴사와 수강생 이탈 사이 인과관계 부족”
전문가 "퇴사 방지용 손배조항, 무효 가능성 높아"

“무단퇴사해서 학원 망할판”...천만원 청구한 발레학원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발레 학원 강사가 계약 기간을 채우지 않고 갑자기 퇴사해 수강생들이 무더기로 그만뒀다며 학원장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재판부는 강사의 퇴사와 원생 감소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최근 발레 학원장 A씨가 전 소속 강사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배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이 같이 판단하고 1심과 마찬가지로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2020년 8월 원장 A씨가 운영하는 발레 학원에 채용된 강사 B씨는 주 45시간 근무를 조건으로 근로계약을 맺고 약 1년간 아이들을 가르쳤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엔 근로 시간과 수당 문제를 둘러싼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결국 B씨는 2021년 3월 처음 퇴사 의사를 밝힌 데 이어 8월 31일 다시 한번 "그만두겠다"고 통보한 뒤 다음 날부터 출근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B씨가 떠난 직후인 9월, 학원의 주요 반에서 총 13명의 원생이 한꺼번에 학원을 그만두는 일이 발생했다. 근로계약서에는 "계약기간에 퇴사할수 없으며 불가피하게 퇴사하는 경우 인수인계가 끝나는 시점에 퇴사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발생되는 비용은 B씨가 부담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원장 A씨는 학원 게시판 "선생님의 무단퇴사로 휴강한다"는 글을 올리는 한편, B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A씨는 "무단 퇴사로 인해 초등발레 수업이 6개월간 폐강됐다"라며 "수강료 손실 800만원을 청구했다. 이어 "근무 시간 미달'에 따른 부당이득금 270만 원 등 총 1070만 원을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B씨의 손을 들어줬다. 우선 '무단 퇴사로 인한 폐강' 주장에 대해 법원은 "B씨 퇴사 이후에도 일부 수업이 계속 유지됐고, 이미 다른 강사를 고용했다"라며 "B의 책임으로 위 수강생이 그만두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명시했다.

급여 반환 요구에 대해서도 “당시 코로나19로 인해 거리두기 지침이 시행됨에 따라 비대면 수업이 이뤄진 것으로 보이고, B는 영상자료를 만드는 등으로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김상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사용자가 무단 퇴사에 대해 손해배상을 인정받으려면, 단순한 퇴사가 아니라 ‘고의적 업무 방해’ 수준의 위법행위와 그로 인한 구체적 손해를 입증해야 한다"라며 "계약서상 ‘중도퇴사 시 비용 부담’ 조항 등은 근로기준법상 금지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 예정액을 조항에 해당돼 무효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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