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하귀하나로마트서 작업 중 사고
유족들 “운전 못 한다고 해도 업무 시켜”
“쉬는 날에도 전화에 출근까지 비일비재”
제주시 하귀하나로마트에서 20대 노동자가 지게차 사고로 사망했다. 사고 전 다리를 다쳐 깁스한 상태에서 면허 없이 지게차를 조작하는 등 무리한 노동 환경에 놓여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노동계가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제주경찰청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제주지역본부(이하 민주노총 제주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3시 33분께 제주시 하귀하나로마트에서 20대 노동자 A씨가 지게차에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제주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수사에 돌입했으며, 광주지방고용노동청도 중대재해처벌법·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조사에 착수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22일 ‘하귀하나로마트 청년노동자 산재사망사고에 대한 유가족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A씨의 아버지는 “우리 아들처럼 희생되는 분이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제주본부에 따르면 A씨는 형제 중 둘째였고 그의 형은 10년 전 병으로 사망했다.
A씨의 이모는 “(A씨에게) 지게차 면허가 없었다. 언니(A씨의 어머니)가 가끔 (A씨를) 출퇴근시켜 줄 때마다 ‘지게차 운전 조심해라’라고 당부했었다”라며 “가족들이 지게차 운전을 못 하게 말려도 (A씨가) ‘지게차 운전을 안 하면 이 회사 못 다닌다’고 말했다. 이 말이 너무 가슴이 아프다. (A씨는) ‘면허가 없어서 지게차 운전이 어렵다’라고 분명히 사측에 얘기했었다”고 말했다.
만삭의 몸으로 기자회견에 나선 A씨의 아내는 “근무 시간이 아닌데도 계속 남편에게 전화해서 ‘발주 넣어달라’는 등 업무를 시켰다. 쉬는 날에도 마트에 다녀오곤 했다”고 했다.
사고 당시 상황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알려졌다. A씨의 또 다른 유족은 “블랙박스 영상을 받았는데 (사고 당시) 고객 차량이 뒤에 있어서 빨리 운송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라며 “게다가 비가 오는 와중에 (지게차로 옮기던) 물건이 떨어지면서 그걸 수습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안전 관리 없이 지게차로 운송하게 한 것”이라고 토로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 관계자는 “A씨는 지난달에 다리를 다쳤고, 사고 당시에도 깁스한 채로 지게차를 조작했다”며 “하귀하나로마트 점장에게 ‘업무 배치를 누가 했냐?’고 물었지만 아직 답변하지 않고 있다. 지역사회와 언론, 경찰, 노동부가 이 문제를 제대로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A씨와 아내 분의 휴대전화 메신저 대화 내용을 보면 쉬는 날에도 마트를 다녀오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며 “이런 근무 환경에 청년 노동자들이 놓여 있다”고 말했다. 제주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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