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를 식히기 위해 수영장이나 바닷가를 다녀온 뒤 유독 귀가 먹먹하거나 간질거린다면 간과해선 안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심해지거나 귓바퀴를 당겼을 때 통증이 있다면 외이도염이 생겼을 수 있다.
이윤지 순천향대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29일 "외이도염은 여름에 흔히 생긴다"며 "귀가 가렵거나 먹먹한 증상이 지속되고 귓바퀴를 당길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 조기에 진료를 받는 게 좋다"고 했다.
외이도는 귓구멍 입구에서 고막까지 이어지는 길이 약 2.5㎝ 정도의 S자형 통로다. 외부 세균과 이물질로부터 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외이도 피부엔 귀지샘과 피지선이 있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귀지는 외이도를 보호하는 방어벽이다.
외이도염은 이 부위에 염증이 생긴 상태다. 수영이나 샤워를 한 뒤 귓속에 물기가 오랜 시간 남아있거나 면봉이나 손가락으로 계속 귀를 파는 습관이 있다면 외이도 피부에 미세하게 상처가 생길 수 있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세균이나 진균이 쉽게 침투해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세균 감염 탓에 생기는 외이도염이 90% 이상이다. 대표 원인균은 녹농균과 포도상구균이다. 일상 환경이나 피부에 흔히 있는 상재균이지만 외이도의 방어벽이 망가졌다면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항생제를 오래 썼거나 외이도가 계속 습한 환경에 노출되면 진균성 외이도염이 생기기도 한다. 이때는 통증보다는 심한 가려움증을 호소한다.
외이도염이 생긴 초기엔 가려움증이나 먹먹함처럼 가벼운 증상을 호소한다. 염증이 진행하면 통증이 심해진다. 귓바퀴를 당기거나 귀 앞쪽의 연골을 눌렀을 때 통증이 악화한다. 외이도가 붓고 분비물이 늘면 악취를 동반하기도 한다. 부종과 분비물 탓에 일시적으로 청력 저하를 호소하는 환자도 있다.
예방을 위해선 외이도를 지나치게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 귀지는 외이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자주 제거하지 않는 게 좋다. 수영이나 샤워 후엔 고개를 기울여 물기를 배출하고 필요할 땐 드라이어의 약한 바람으로 말리는 것도 좋다. 이어폰이나 보청기를 장시간 사용한다면 틈틈이 귓속을 환기해야 한다.
이 교수는 "고온다습한 여름 환경은 외이도를 축축하게 만들어 세균 증식을 촉진할 수 있다"며 "귓속을 습관적으로 면봉으로 닦아내는 것은 외이도염에 잘 걸리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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